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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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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우주(多重宇宙)란 수없이 많은 여러 개의 우주가 동시에 존재하는 세상을 말한다. 멀티버스(multiverse)라고도 한다. 멀티버스는 여러 개를 뜻하는 '멀티'(Multi)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이다.

개요[편집]

다중우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한 개뿐만 아니라 알 수 없는 다른 곳에서도 많은 우주가 존재하고 있다는 개념이다. 많은 조건과 영향에 의해 여러 개의 다른 우주로 나누어져 보지 못하는 곳에서 끊임없이 우주들이 탄생하고 있다는 가설이다. 다중우주는 급팽창 이론, M이론, 양자역학 등을 설명하는 데 유용한 이론이다. 다중 우주론을 이용하면, 시간 여행에 의한 역설이 발생하지 않아 시간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과거의 세계로 가서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 하더라도 이에 영향받은 우주와 관계가 없는 또 다른 우주가 나란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중 우주와 평행우주는 사람들이 같은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엄연히 둘은 다른 이론이다. 평행우주는 다중우주의 하위 개념으로, 다중 우주에서 설명하는 수많은 막들은 우리 우주가 나아갈 수 있는 또 다른 경우의 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이론이다. 다중우주를 주장하지만 평행우주를 반박하는 물리학자 리사 랜들(Lisa Randall)은 개개의 막(우주)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랜들에 의하면 5차원 이상의 공간 속, 4차원 시공간이 막처럼 존재할 수는 있지만 그 다른 우주가 우리 우주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될 것이며 또 다른 우리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다중 우주와 평행 우주는 확실하게 다른 개념으로 구분된다.[1]

4단계 분류법[편집]

맥스 테그마크(Max Tegmark)

다중우주 아이디어는 한둘이 아니다. 이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한 수많은 방법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분류법은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물리학자인 맥스 테그마크(Max Tegmark)가 논문에서 밝힌 다중우주 4단계 분류법이다.다.[2] 맥스 테그마크는 수많은 다중우주를 분리하고 정리하기 위해 논문 '평행우주'에서 제4단계 분류법을 제시하였다. 1단계는 관측범위 밖에 우주가 여전히 존재하며, 하나하나가 관측범위 내에서 독립된 우주를 구성한다는 주장이다. 물리법칙은 우리 우주와 동일하며, 우주가 무한이거나 충분히 크다면 이 우주들 속에 우리의 도플갱어도 발견할 수 있다. 2단계는 인플레이션 우주론과 관계가 있으며, 우리 우주와 물리법칙이 전혀 다른 새로운 우주다. 3단계는 양자역학에 나오는 다세계 해석이다. 세계는 지금 이 순간도 양자역학적 결정에 따라 무수히 많은 서로 다른 우주로 갈라지고 있다. 그 안에 사는 우리는 그저 하나의 우주만을 보고 있을 뿐이다. 4단계는 시뮬레이션 우주다. 정보에 의해 구축된 우주는 상상 가능한 모든 형태를 띌 수 있으며, 이들이 독립된 다중우주를 구성한다. 테그마크 교수의 분류법에 모든 학자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멀티 유니버스'의 저자인 브라이언 그린(Brian Greene) 미국 컬럼비아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 분류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주장한 다중우주의 순서는 4단계 우주와 거의 비슷하다.

누벼이은 다중우주[편집]

다중우주의 4단계 분류법 중 1단계는 관측범위 밖에 우주가 여전히 존재하며, 하나하나가 관측범위 내에서 독립된 우주를 구성한다는 주장이다. 관측 가능한 우주 범위 밖에서 우주가 멈춘다는 증거는 없다. 이런 우주가 하나하나의 우주를 구성한다고 보면 전체가 다중우주를 이룬다. 1단계 다중우주는 관측 한계를 벗어난 지역 너머에 존재하는 또다른 우주다. 이 우주의 특징은 우리 우주와 같은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이다. 관측 가능한 우주의 범위는 반지름 약 420억 광년으로 한정돼 있다. 관측 수단인 빛이 그 이상의 우주를 안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외계 지적생명체라 해도 마찬가지다. 반지름 420억 광년의 공간이 하나의 우주를 구성하며, 우주 밖에는 이런 우주가 바로 붙어서 늘어서 있다. 이 모습은 캡슐 모양의 우주가 계란판처럼 끝도 없이 늘어서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2003년 테그마크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우리 우주 안에 있는 입자의 수는 10¹¹⁸개다. 입자 하나의 배열을 2진 부호로 계산하면 모든 입자가 만들 수 있는 배열의 경우의 수는 2¹⁰118개다. 이 가능성에 따라 배열된 우주를 하나씩 전부 세트로 갖추려면 얼마나 큰 공간이 필요한지도 계산했다. 지름이 10¹⁰118m 규모다. 다시 말하면 확률상 10¹⁰118m를 지날 때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우주와 똑같은 우주가 한 번은 되풀이된다는 뜻이다. 바로 여기에서 제1단계 다중우주가 생길 가능성이 태어난다. 테그마크 교수의 주장이 사실이고 만약 우주가 10¹⁰118m보다 크다면, 확률상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입자의 배열 상태가 완전히 똑같은 우주가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만약 우주의 크기가 무한이라면, 우리와 똑같은 우주 역시 무한 개 되풀이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와 아주 비슷한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지만 은하나 물질, 생명체의 상태는 조금씩 다른 우주가 무한 개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무한이라는 가정은 만만치 않은 가정이다.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물리적으로 정말 무한이 존재할 수 있는가’는 함부로 사용하기 어려운 주제”라고 말했다. 박병철 대진대 물리학과 교수는 “수학적으로도 대단히 까다로운 가정”이라고 말했다. 그린 교수도 '멀티 유니버스'에서 “우주의 크기가 무한이라면 시간이 0일 때 우주가 아주 작은 점이었다는 가정을 할 수 없다”는 예를 들고 있다. 무한은 작게 만들어도 무한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누벼이은 다중우주를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관측 범위 밖에서 우주가 갑자기 벼랑 끝처럼 끝나리라고 믿는 편이 더 부자연스럽다. 우주배경복사 관측위성 윌킨슨 마이크로파 비등방성 탐색기(WMAP)의 측정 결과도 우주가 무한하거나 적어도 대단히 클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윌킨슨 마이크로파 비등방성 탐색기와 은하 적색편이 측정 결과를 종합해 보면 우주에서 물질은 거리에 비례한다. 이는 물질이 우주에 걸쳐 균일하게 차 있다는 뜻이다. 관측 범위를 넘어서도 같은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이형목 교수는 “지평선 부근에 있는 우주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 너머의 우주도 물리학적인 조건은 같다는 것이 현재의 결론”이라고 말했다.[3]

인플레이션 다중우주[편집]

2단계는 인플레이션 우주론과 관계가 있으며, 우리 우주와 물리법칙이 전혀 다른 새로운 우주다. 인플레이션 다중우주'는 '버블우주', '주머니우주', 또는 모양을 빗대어 '스위스 치즈 우주'라고도 부른다. 영원한 인플레이션 다중우주는 두 가지 형태로 묘사된다. 첫 번째는 영원한 인플레이션 이론을 처음 제시한 안드레이 린데(Andrei Linde) 미국 스탠퍼드대 물리학과 교수가 묘사한 포도송이 모양이다. 오늘날에는 테그마크 교수가 ‘빵 속 기포’라고 묘사한 형태로도 많이 표현된다. 2단계 다중우주는 우리 우주와 다른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는, 우리와 전혀 다른 다중우주가 존재한다고 본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우주가 밀도가 무한한 한 공간에서 시작됐으며, 초창기에 우주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시기가 있었다고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서는 우주가 척력을 발생시키는 입자의 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본다. 인플라톤장의 에너지가 높으면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마치 높은 산 위의 공이 골짜기로 굴러 떨어지면 위치에너지를 방출하며 공의 속도를 높이듯, 인플라톤 에너지도 낮아지면서 뭔가 다른 일을 한다. 이때 인플라톤이 하는 일은 물질과 암흑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마치 수증기가 응결하듯 물질이 생기고, 물질이 양자역학적인 요동 때문에 지역적으로 조금씩 밀도를 달리하면 별과 은하가 생긴다. 인플레이션 우주론에서는 우주가 탄생 뒤 10⁻³⁰초만에 인플라톤이 높은 에너지 상태에서 낮은 상태로 뚝 떨어졌다고 본다. 하지만 그 짧은 사이에 인플라톤의 영향으로 공간은 10²⁵배로 팽창했다. 공간은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팽창했고, 초기의 초고온 상태를 벗어나 차갑게 식어버렸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이론에 따르면, 우주가 아직 작을 때는 온도 등의 정보를 모든 곳과 서로 충분히 교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온도가 균질해졌고, 137억 년이 오늘날까지도 우주 초창기에 최초로 방출한 빛이 남긴 온도 흔적은 균질하다. 우주 전체에서 겨우 1000분의 1 정도의 차이밖에 없을 정도다. 인플레이션 없이 이렇게 될 확률은 대단히 낮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이론은 우주의 탄생을 잘 설명해 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런 인플레이션 우주론에서 다중우주의 아이디어가 나온다. 인플레이션 우주론 중에는 인플레이션이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주 여기저기에서 계속해서 일어난다는 영원한 인플레이션(Eternal Inflation) 이론이 있다. 이것은 인플라톤 입자가 모든 상태가 가능한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때문에 에너지 상태가 낮은 상태로 고정되지 않고 변덕스럽게 변해서다. 이런 인플라톤 장의 요동 때문에 우주에는 인플라톤 에너지의 크기가 미세하게 다른 지역이 여기저기 마구 섞여 있게 된다. 이 중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큰 지역에서는 팽창이 일어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뻥 뚫린 공백이 생기고 안에 물질과 은하가 생길 것이다. 이 과정이 우주 대부분의 지역에서 영원히 계속된다. 그 결과, 우주 안팎에 우주가 새끼처럼 계속 생겨난다. 이 우주는 입자에 질량을 주는 힉스 등 입자의 특성이 다르다. 그래서 제1우주와 달리 물리법칙이 완전히 다른 우주가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이론이 증명되려면 먼저 인플레이션 이론의 타당성이 증명돼야 한다. 인플레이션 이론 자체는 우주배경복사 관측으로 설득력을 지니게 됐지만, 1980년대에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교수가 주장했던 인플레이션이 다른 형태로 일어나거나 심지어 일어나지 않고 지금과 같은 평평한 우주가 나타날 확률이 훨씬 높다는 주장인 초기조건 문제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또 핵심인 인플라톤장은 측정을 통해 증명되지 않은 가설적인 장이다. 영원한 인플레이션이 만든 다중우주의 흔적을 검출하려는 시도도 있다. 매튜 클레번 미국 뉴욕대 물리학과 교수는 2011년 한 논문에서 “팽창하는 거품 다중우주가 서로 충돌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우주배경복사에 특정한 무늬를 남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개별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보다 우주끼리 서로 멀어지는 속도가 더 빨라 만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우주마다 물리법칙이 다르다는 가정도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조지 엘리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 수학과 석좌교수는 2011년 8월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기고문을 통해 “영원한 인플레이션 자체만으로 다중우주마다 다른 물리법칙이 있다는 결론을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4]

양자 다중세계[편집]

3단계는 양자역학에 나오는 다세계 해석이다. 양자역햑의 다세계 해석에 따르면, 우주는 양자의 파동함수에 따라 끊임없이 갈라진다. 하나하나의 우주가 다중우주를 구성한다. 3단계 다중우주에서는 양자역학의 기묘한 특성이 지금도 무한한 다중우주를 낳고 있다고 본다. 양자역학에서 가장 기묘한 성질은 양자역학의 심장에 숨어 있다. 바로 양자역학을 수학적으로 기술한 ‘슈뢰딩거 방정식’이 때때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시간에 따른 양자의 상태를 담고 있는 함수, 즉 양자의 파동함수를 구하기 위한 방정식이다. 그런데 고전 물리학과 달리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에너지 상태를 설명하는 파동함수로 나온다. 그래서 양자역학에서는 구한 해를 해석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해석을 쉽게 이야기하면 “서로 다른 상태의 양자가 동시에 존재하는가 또는 그 중 하나만 존재하는가” 등을 결정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책상 위 볼펜의 위치를 나타내는 파동함수를 구했는데, 볼펜의 위치가 책상 아래 30cm, 위 15cm, 5500km 상공, 이런 식으로 나왔다면 “볼펜이 세 군데에 동시에 존재하는가, 아니면 이 중 하나에 존재하는가”를 해석해야 한다. 고전 물리학에서는 볼펜 하나가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가능하다. 입자는 가능한 모든 곳에 동시에 위치할 수 있는 기묘한 성질이 있다. 책상 위, 아래, 5500km 상공 등 세 곳에 볼펜이 있을 수 있고, 그 중 어디에 있는지는 관측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그래서 같은 볼펜이지만 관측 전에는 여러 곳에 동시에 위치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기묘한 성질을 설명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이 여러 가지 해석을 제시했다.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세 곳에 “확률적으로 존재한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르면 파동함수는 입자가 어떤 상태를 지닌 확률을 나타내는 함수가 된다. 입자의 위치가 각각 책상 아래, 위, 5500km 상공에 각각 90%, 9%, 1% 존재할 확률이라는 식이다. 그러다 관측을 하면 확률함수가 작동하지 않고 한 곳에 100% 존재하는 것으로 바뀐다. 기이해 보이지만, 이 해석은 양자역학을 이용한 수많은 계산과 예측에 잘 맞는다. 이를 받아들인 해석이 닐스 보어(Niels Bohr, 1885-1962)등이 확립한 ‘코펜하겐 해석’이며, 현재 양자역학 해석의 주류다.

중요한 문제는 막상 관측을 통해 양자의 상태를 하나로 결정하는 과정은 슈뢰딩거 방정식에 없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즉, 방정식을 방정식에 없는 방법으로 푸는 셈이다.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이를 파동함수가 붕괴한다고 표현하는데, 수학적으로 엄밀하지 못한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있다. 여기에서 세 번째 단계의 다중우주가 태어날 가능성이 나온다. 미국의 양자물리학자 휴 에버렛 3세(Huhg Everett III)는 코펜하겐 해석에 반대해 다세계 해석을 내놨다. 이 해석에 따르면, 관측을 해도 파동함수는 붕괴하지 않는다. 책상 아래, 위, 5500km 상공 모두에 볼펜이 존재한다. 다만 세 곳에 각각 볼펜이 있는 세계가 ‘갈라질’ 뿐이다. 그리고 갈라진 세계 하나하나가 다중우주다. 이 해석에 따르면 우리(정확히는 우리를 구성하는 입자들)가 행하는 모든 판단과 행동도 다 우주를 갈라놓는다. 일상에서도 무수히 많은 우주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다른 거대 다중우주 이론과 다른 점이다. 양자역학이 일으키는 기묘한 현상 자체는 이미 숱한 실험과 예측으로 거의 완벽하게 증명돼 있다. 하지만 그것이 코펜하겐 해석의 설명대로인지, 다중세계 해석대로인지를 알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다. 특히 수많은 입자로 구성된 현실 우주가 정말 갈라질지 알 방법은 더더욱 요원하다. 데이비드 앨버트(David Albert) 미국 컬럼비아대 철학과 교수는 2007년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해석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첩 현상을 실험하고 있지만, 1000개 입자를 실험한 정도에 불과하다”며 “일부 학자들이 106개 입자를 지닌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세계의 갈라짐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박병철 대진대 물리학과 교수는 “세계가 무수히 갈라진다는 사실은 쉽게 제안할 수 있고, 이해하기도 쉽다. 그런데 그렇게 갈라진 세계의 나와, 마찬가지로 무수히 갈라진 세계의 너가 같은 세계에서 만난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하고 반문했다. 문제는 세계가 갈라지는 현상이 아니라, 그 세계가 나와 너에게 동일하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 확실한 설명이 다중세계 해석에는 없다.[5]

시뮬레이션 다중우주[편집]

다중우주의 4단계 분류법 중 1단계는 관측범위 밖에 우주가 여전히 존재하며, 하나하나가 관측범위 내에서 독립된 우주를 구성한다는 주장이다. 입자의 상태, 상수, 파동함수 등 물리학적 조건을 아예 자유자재로 바꾼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 심지어 일부러 창조할 수 있다. 4단계 우주는 테그마크 교수가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로, 추상적인 수학 속에 존재하는 우주다. 하지만 수학적 구조와 실제 물리적 우주 사이에 차이가 없다면 어떨까. 수학적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우주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궤변 같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물질을 구성하는 것은 입자고, 입자의 성질을 규정하는 것은 입자의 종류와 입자가 만드는 장이다. 입자의 장은 장 방정식으로 결정될 것이고, 입자는 지니고 있는 에너지, 파동함수 등에 따라 설명된다. 장과 장 방정식, 입자와 입자의 파동함수 등 물리적 우주와 수학 사이의 차이를 명확히 밝히기 어렵다. 굳이 구분하자면, 물리적 우주가 있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수학을 동원했다고 볼지, 반대로 수학이 있고 이것에 대응하는 물리적 우주가 있는지의 차이 정도다. 두 가지 입장 중 물리적 우주가 있고 수학은 설명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제외하면, 우주는 곧 수학과 동일해진다. 즉 수나 방정식, 함수가 존재하면 대응하는 물리적 실체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입자물리학의 많은 입자를 이런 순서로 찾기도 했다. 따라서 컴퓨터로 다양한 수학적 우주를 만들어 물리적 다중우주를 만들 수도 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학 법칙을 지닌 우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우주도 이런 우주 중 하나가 된다. 이런 이유로 테그마크 교수는 궁극적 다중우주라는 말을 썼다. 이 다중우주는 한 가지 심오한 결론을 낸다. 만약, 만들어진 시뮬레이션 우주 안에 의식이 있는 생명체가 있다면 누군가가 자신과 자신의 우주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또한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면, 고차원적인 곳에 있는 누군가가 우주를 포함한 시뮬레이션 다중우주를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있을지 또한 의문이다. 이 질문은 이것이 과학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또다른 의문은 서로 다른 수학적 구조를 지닌 다양한 시뮬레이션 다중우주 가운데 진짜 우주가 따로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만약 있다면 이들을 시뮬레이션화한 컴퓨터와 프로그래머가 쓴 수학이 진짜 우주인지, 그렇다면 시뮬레이션 다중우주는 가짜 우주인지 등 시뮬레이션 다중우주는 끝없는 의문을 남긴다.[6]

끈이론[편집]

끈 이론은 만물의 이론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는 이론이다. 끈 이론에 따르면, 매우 작지만 0이 아닌 길이를 가진 끈이 만물을 구성한다. 끈은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과학적 대상들 중 가장 높은 대칭성을 갖고 있다. 끈 이론은 우리가 사는 4차원에서는 수학적인 모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10차원에서 정의해야 한다. 6개의 추가 차원을 축소화하는 방법에 따라 끈이론의 해는 4차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원에서 얻어질 수 있으며, 각각의 해는 나름대로 타당한 우주를 서술한다. 따라서 여섯 개의 차원은 작게 만들어 거의 보이지 않게 만들어야만 하는데, 이러한 작은 여섯 개의 차원을 ‘여분의 차원(extra dimension)'이라 부른다. 작게 말린 여분의 차원은 관측이 불가능해서 보이지 않는다. 이 보이지 않는 차원에 존재하는 우주는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을 수 있다. 필립 칸델라스, 개리 호로위츠, 앤드루 스트로민저, 에드워드 위튼이 6차원의 여분의 차원을 칼라비-야우 다양체를 이용하여 처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칼라비-야우 공간은 수학적으로도 매우 복잡하게 정의되는 6차원 공간이다. 끈 이론의 조건을 만족하는 칼라비-야우의 공간의 모습이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는데, 살펴야 할 칼라비-야우 공간이 수백만 가지나 되어 도대체 이들 중에서 어떤 것이 우리의 자연을 기술하는지 정하는 것 자체가 매우 큰일처럼 다가왔다. 그리고 설령 우리의 자연과 가장 가까운 칼라비-야우 공간을 찾더라도 모두 초대칭적인 세상을 주기 때문에 사실상 자연을 완벽하게 기술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1]

주기적 다중우주[편집]

주기적 다중우주(cyclic multiverse)

주기적 다중우주(cyclic multiverse) 이론은 테그마크 교수가 분류한 4단계 분류에서는 2단계 다중우주에 속하는 것이며, 비교적 새로운 다중우주 아이디어다. 다른 다중우주들이 모두 공간 속에 여러 개의 우주가 동시에 존재하는 형태인데 반해, 이 다중우주는 시간 속에 여럿 존재하는, 주기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다중우주다. 이 이론은 우주가 어떻게 태어나는지를 설명해 준다. 하나의 특이점에서 우주가 시작됐고,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다. 우주에 시작점이 있다는 것은 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전에는 우주가 없었다. 아무리 인플레이션 다중우주를 이야기해도, 모두 우주가 시작된 뒤에 만들어졌다는 점은 동일하다. 하지만 빅뱅으로 우주가 태어나는 순간 이전에도 우주가 존재했다. 우주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빅뱅과 인플레이션을 일으켰고, 새로운 우주가 탄생했다. 하지만 이 우주도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이유로 다시 대폭발을 일으킨다. 이 과정이 무한히 반복된다. 빅뱅과 인플레이션이 탄생시킨 하나하나의 우주는 각각 모두 다른 우주다. 시간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고를 반복하기 때문에 다중우주가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시간을 하나의 긴 줄에 비유하고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우주를 줄에 있는 매듭이라고 보면, 여러 개의 우주가 시간이라는 차원에 나란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시공간의 차원에서 보면 시간과 나머지 공간을 구분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주기적 다중우주도 어엿한 다중우주다. 사실 주기적 다중우주 아이디어는 옛날부터 있었다. 우주가 주기적으로 팽창했다 다시 쪼그라들어 점으로 작아졌다는 아이디어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론물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아이디어에 불과했다. 하지만 끈이론을 통해 정교한 세부 사항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 가운데 하나가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얻은 브레인 충돌 빅뱅 이론이다. 오늘날 끈이론은 닫히고 열린 작은 끈만 다루는 이론이 아니다. 끈이 방향이 하나인 1차원 요소라면, 2차원, 3차원 요소까지 다양한 차원의 요소를 다룬다. 최신 끈이론인 M이론에서는 다양한 차원의 공간이 9차원까지 있으며, 이들이 11차원 시공간 속을 떠다닌다. 비유하면, 3차원 허공에 2차원 마법의 양탄자가 떠다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들 하나하나의 공간은 브레인(Brane)이라고 하며 우주도 그 중 하나인 3차원 브레인이라고 본다. 보기에 따라 브레인 하나하나를 다중우주로 여길 수도 있다. 브레인 충돌 빅뱅 이론에 따르면 이들 브레인은 더 큰차원의 시공간 속에서 가까이 있을 수 있고, 충돌도 할 수 있다. 이 충돌이 바로 빅뱅이다. 1) 일단 충돌이 일어나고 나면 2) 두 브레인은 마치 심벌즈를 탕 치고 난 다음처럼 서로 튕겨나가며 멀어진다. 이 과정에서 팽창이 일어난다. 3) 두 브레인 사이의 중력 때문에 멀어지는 속도는 점점 느려지다 어느 순간 멈추고 다시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멀어질 때는 브레인의 팽창 속도가 느려지고, 멈췄을 때 쯤에는 물질 농도가 희박해진다. 4 )가까워질 때 브레인의 팽창 속도는 반대로 빨라진다. 그리고 다시 심벌즈가 부딪히듯이 충돌이 일어나며 우주는 진공에서 다시 시작한다. 이 이론은 빅뱅 이후 팽창속도가 느려지다가 약 70억 년 이후 다시 빨라져 현재에 이르렀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이에 따르면, 우주는 다시 브레인이 서로 충돌을 향해가고 있는 중이다.

주기적 다중우주론은 표준 빅뱅이론과 인플레이션 우주론이 갖는 단점을 몇 가지 해결해 준다. 가장 큰 장점은 이전 이론이 갖던 골치 아픈 난제를 피해간다는 점이다. 바로 우주의 시작이 언제인지를 물을 필요가 없어진다. 우주에는 시작도 끝도 없어진다. 우주상수와 관련한 미스터리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 이론을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인 폴 스타인하르트(Paul Steinhardt) 미국 프린스턴대 수리과학센터 교수는 2006년 미국 뉴포트에서 열린 14회 ‘초대칭과 기본 상호작용력의 통일’ 학술대회에서 “우리 우주가 하필 딱 좋은 우주상수를 지닌 이유를 굳이 랜드스케이프 다중우주를 통하지 않아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브라이언 그린(Brian Greene, 1963~) 교수는 '멀티 유니버스'에서 “현재 이 이론을 진지하게 믿는 학자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다중우주가 그렇듯, 이 이론도 관측을 통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만약 관측에 성공해서 브레인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면 브레인의 충돌을 전제로 한 주기적 우주의 존재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브레인 관측은 아직은 요원하다. 관측 증거 후보로 유력한 것은 우주 초기의 중력파다. 빛을 이용해 관측이 가능한 시간적 한계는 빅뱅 이후 38만 년 이후부터다. 이 경계를 최후산란면이라고 하며, 그 이전은 오직 중력이 시공간에 미친 요동인 중력파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이형목 교수는 “주기적 다중우주설에서는 빅뱅 직후 중력파가 나오지 않는다고 본다”며 “반면 인플레이션 우주론에 따르면 중력파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중력파 검출 여부가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력파 검출은 미국의 라이고(LIGO) 등 몇 곳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아직은 직접 우주 초기 중력파를 검출할 해상도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이 문제는 검출기의 성능을 높이고 지구 밖에 검출기를 보내는 방법으로 해결할 계획이다.[7]

랜드스케이프 다중우주[편집]

랜드스케이프 다중우주(landscape multiverse)

랜드스케이프 다중우주(landscape multiverse)는 테그마크 교수가 분류한 4단계 분류에서는 2단계 다중우주에 속하는 것이다. 최신 끈이론과 관련이 있다. 물리학자들은 다시 한번 오래 전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제기했던 우주상수를 떠올렸다. 먼 천체 연구 결과,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새로 발견된 것이다. 팽창 속도가 점점 빨라지려면 서로 당기는 이들 천체를 강제로 멀리 떼어놓는 힘, 즉 반발력에 해당하는 힘이 따로 존재해야 했다. 아인슈타인이 우주가 수축하지 않도록 추가한 우주상수가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오늘날 물리학자들은 우주상수를 진공이 원래 가진 고유 에너지의 밀도로 본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진공은 물질과 에너지가 없는 상태가 아니다. 입자와 반입자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다시 서로 충돌해 끊임없이 사라지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나온다. 우주는 이 진공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이 에너지는 미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천체 등 물질이 갖는 중력에 대항해 우주를 팽창시킨다. 관측으로 확인된 우주상수는 대단히 작다. 그리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지 않는 값, 즉 상수다. 그런데 이 값이 정확히 지금의 값이 된 이유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오묘하게도 지금의 우주상수는 물질과 은하를 만들고, 생명체를 탄생시키기에 딱 맞는 값을 가지고 있다. 스티븐 와인버그 미국 텍사스대 교수는 “우주상수가 지금보다 수백 배 커지면 생명은 물론 은하도 탄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우주를 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해 신이 만들었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주장을 부정하기에는 우주의 우주상수가 너무나 절묘했지만, 새로운 다중우주론이 이 문제를 해결할 후보로 등장했다.

끈이론이 예측하는 두 번째 다중우주는 서로 다른 진공 에너지, 즉 우주상수를 지니는 우주가 굉장히 많다고 본다. 이것은 끈이론에서 진공 에너지가 가질 수 있는 값의 범위가 무척 넓기 때문에 가능하다. 마치 산꼭대기에 있는 공이 낮은 골짜기로 가면 안정된 상태가 되듯, 진공 에너지도 낮은 값일수록 안정한 상태가 된다. 따라서 만약 진공 에너지의 분포가 주변보다 낮은 곳이 있다면, 이 조건은 안정한 상태기 때문에 그 값을 진공 에너지로 하는 우주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끈이론에서 이렇게 진공 에너지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은 무수히 많다고 본다. 오늘날의 끈이론인 M이론에서는 모두 11차원의 시공간이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는 4차원 외에 다른 차원의 위치에 대한 질문에 볼 수 없는 고차원 우주 속을 우리가 떠다니고 있다는 설명이 있다. 또 하나의 설명은 남은 차원이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차원 속에 숨어 있다고 본다. 이런 차원을 여분차원이라고 부르는데, 이 설명에 따르면 친숙한 3차원 공간의 어떤 한 점을 확대해 보면 아주 작게 말려있는 6차원 또는 7차원의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의 크기는 플랑크 길이 단위이기 때문에, 4차원 시공간에서는 볼 수 없고 확대해야만 볼 수 있다. 마치 건물 위에서 바닥에 널어 둔 이불을 보면 그냥 평평한 2차원 평면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내려와 보면 고리 모양으로 만들어진 작은 실밥이 보이는 것과 같다. 이런 여분차원에는 진공 에너지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여럿 있다. 여분차원은 도넛 모양의 고리가 여러 개 꼬여있는 형태다. 꼬인 모양, 개수, 크기나 길이,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브레인과 끈에 작용하는 힘을 의미하는 다발(flux)의 형태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에너지를 갖는다. 끈이론에서는 이런 조건의 조합이 1010⁵⁰⁰개 존재한다고 본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여분차원이 1010⁵⁰⁰가지 존재할 수 있다. 이 이론을 우주론에 적용해보면, 진공 상태의 우주 모든 점을 플랑크 길이 규모로 확대해 보면 이렇게 숨어 있는 여분차원이 존재하며, 이들은 서로 다른 에너지를 지닌다. 이 에너지가 바로 진공에너지다. 그리고 이 진공에너지 가운데 조건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한 상태에 있는 점이 있다. 이 안정한 지점도 무수히 많다. 바로 이것이 끈이론에서 다양한 범위의 우주상수를 지니는 진공 공간이 탄생할 수 있는 비법이다. 고등과학원 물리학과 석좌교수이기도 한 레너드 서스킨트(Leonard susskind) 전 미국 스탠포드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렇게 다양한 에너지 안정도를 지닌 광범위한 상태 목록의 조합을 봉우리와 골짜기가 있는 자연에 비유해 풍경(랜드스케이프)이라고 이름 지었다.

일단 이렇게 탄생한 우주 중 우주상수가 양의 값을 우주는 팽창한다. 팽창하는 우주가 탄생한 것이다. 복잡한 문제는 양자역학에는 터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양자는 벽을 뚫고 이동하는 현상이 가능하다. 확률이 다를 뿐 양자는 여러 개의 상태로 존재할 수 있고, 위치 역시 그런 상태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이 논리를 풍경에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안정한 에너지 상태 가운데 일부는 무작위로 에너지가 더 낮은 다른 안정한 상태로 변할 수 있다. 이는 그 상태에서 탄생한 우주가 다른 우주상수를 지닌 전혀 다른 우주로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우주 안에 새로운 우주가 생긴다. 물 속에서 갑자기 물분자 하나가 기름으로 바뀌었다면 그 지점은 작은 기름 방울로 분리될 것이다. 공기가 됐다면 기포가 될 것이다. 이 기포 가운데 역시 우주상수가 양의 값인 우주는 팽창한다. 새끼 우주가 태어나는 셈이다. 만약 이 안에 또다시 터널 효과가 일어나고, 역시 우주상수가 양수라면 손자 우주로 자라난다. 이렇게 되면 시공간은 그 안에 작은 새끼 거품이 자라고 있는, 역시 팽창하고 있는 거품 우주로 가득차게 된다. 각각의 거품은 서로 독립돼 있으며, 우주상수를 비롯해 모든 물리법칙이 다른 다중우주가 된다. 랜드스케이프 다중우주의 강점은 다양한 우주상수를 지닌 우주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끈이론을 통해 여분차원의 다양한 조건을 계산하면 다양한 진공에너지 밀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얻은 우주상수들 중에 우주와 같은 우주상수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초끈이론의 범주에서 수학적으로 얻은 우주상수 중 값이 양수인 우주상수는 거의 없다. 이필진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는 “음수인 우주상수는 무수히 많이 계산해냈지만, 양수인 해는 현재까지 한 가지 종류만 알려져 있다”며 “끈이론 내부에서도 수학적으로 다중우주가 있느냐에 대해 여전히 확신하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수인 우주상수를 갖는 우주는 아무리 많아도 은하가 만들어지지 않고 수축해 버려 다중우주 논의에서는 다룰 이유가 없다. 이 교수는 “음수 우주상수 계산 결과 중 일부를 수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양수로 만드는 방법이 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다”고 말했다.[8]

비판[편집]

다중우주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들도 있다. 다중우주에 대한 수많은 이론과 예측이 있지만 우리가 직접 관찰하거나 확인해 볼 수는 없다. 현재 관측할 수 있는 우주의 범위는 반지름 약 420억 광년이다. 빛은 매우 빠르지만 공간은 그런 한계가 없어 빛보다 더욱 빠르게 확장이 가능하다. 다중우주 안에서 빛이 출발해도 우리에게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중우주가 있다고 해도 관측할 수 없다. 이런 관측 불가능한 점을 근거삼아 어떤 과학자들은 다중우주론을 반대하기도 한다. 호주 매쿼리대 우주생물학센터 교수인 폴 데이비스(Paul Davies) 교수는 "이것이 과학인가"라는 의문을 표하며 관측 할 수 없는 한계적 상황에서 그 밖의 것을 연구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냐며 비판했다. 그러나 폴 데이비스는 근거를 통해 검토가 가능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이론이 밝혀지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였다. 물리학자인 폴 슈타인하트(Paul Steinhardt)는 다중우주론에 대해 "괴상하고 부자연스럽고 과학과 사회에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9]

대중매체[편집]

매트릭스[편집]

매트릭스는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가 주연으로 나오는 SF 영화이다. 1999년 1편이 개봉되었고 2021년 12월 4편 개봉이 예정이다.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컴퓨터가 시뮬레이션한 가상현실에서 살아간다. 현실 세계와 컴퓨터가 만들어 낸 가상세계,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한다. 인간은 컴퓨터에 의해 기억이 주입, 삭제되고 지배받는다. 인간을 지배한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신체적 에너지를 탈취하고 사용하기 위해 그런 가상 시뮬레이션을 만든 것이다.

마블[편집]

마블(Marvel) 시리즈는 멀티버스 설정으로 매우 유명하다. 원작인 마블 유니버스에서 멀티버스는 서로 상호 유사성을 띠는 우주들을 의미하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멀티버스는 아예 다른 차원의 우주를 의미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란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세계관으로 앞글자를 따서 엠씨유(MCU)라고 불리운다.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 드라마가 이 세계관에 속한다. 이 세계관에서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의 세계를 바꾸면 원래의 세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다른 세계로서 갈라져서 서로 각자의 세계로 나아간다고 한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에서 멀티버스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온다. '에이션트 원(Ancient One)'이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도르마무'의 거주지로 나오는 다크 디멘션은 다른 차원에 존재한 공간으로서 도르마무가 이 곳에서 힘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개봉 예정인 후편 '닥터 스트레인지 인 더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는 제목에도 들어가 있듯이 멀티버스에 대한 묘사가 더욱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앤트맨(Ant-Man)'에선 양자영역이라는 멀티버스가 나온다. 관찰자가 원자 이하의 크기로 작아질 때 볼 수 있는 세계로 주인공 앤트맨이 들어갔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공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크기를 의미하는 플랑크 길이(Planck length)[10])보다 더 작은 곳이라고 추측된다. 이 영역에 대해 '행크'는 "영원히 축소엠에 따라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들이 무의미해지는 곳"이라고 언급했다.[11]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Avengers: Endgame)'에서는 사라진 사람들을 되돌리고 '타노스'를 무찌르기 위해 과거로 가서 인피니티 스톤을 찾아오는 내용이 그려진다. '브루스 배너'가 '에인션트 원'이 가지고 있는 타임 스톤을 가져가려 하자 '에인션트 원'은 "스톤 하나만 사라져도 그 흐름은 갈라져 버려"라고 하며 과거가 바뀜에 따라 갈래가 나뉘어 새로운 세계가 생겨난다는 멀티버스에 대해 언급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에서 멀티버스가 언급된다. '미스테리오'는 멀티버스의 개념을 소개하며 자신이 다른 지구인 지구-833에서 왔다고 소개한다. '타노스'의 핑거스냅으로 인해 열린 멀티버스의 틈새를 통해 '스파이더맨'이 살고 있는 지구-616으로 왔다고 언급한다.

디씨[편집]

디씨(DC) 유니버스에서도 멀티버스가 다뤄진다. 디씨 멀티버스는 52개의 평행우주와 다른 요소들이 구성되어있다. 그곳에 등장하는 지구-0은 메인 유니버스이고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이 곳에서 진행된다. 또한 지구-3은 선역과 악역이 바뀐 세계관이다. 슈퍼맨이 울트라맨으로 바뀌고 원더우먼이 슈퍼우먼으로 바뀌는 등 '지구-0'과 아예 바뀌어버린 세계이다.[12]

각주[편집]

  1. 1.0 1.1 다중 우주론〉 , 《위키백과》
  2. Max Tegmark〉 , 《위키백과》
  3. 윤신영 기자, 〈누벼이은 다중우주 - 1단계 다중우주〉, 《과학동아》, 2012-06-01
  4. 윤신영 기자, 〈인플레이션 다중우주 - 2단계 다중우주〉, 《과학동아》, 2012-06-01
  5. 윤신영 기자, 〈양자 다중세계 - 3단계 다중우주〉, 《과학동아》, 2012-06-01
  6. 윤신영 기자, 〈시뮬레이션 다중우주 - 4단계 다중우주〉, 《과학동아》, 2012-06-01
  7. 윤신영 기자, 〈주기적 다중우주 - 끈이론이 예측한 다중우주〉, 《과학동아》, 2012-06-01
  8. 윤신영 기자, 〈랜드스케이프 다중우주 - 끈이론이 예측한 다중우주〉, 《과학동아》, 2012-06-01
  9. 해나무출판사, 〈다중우주는 있다 vs. 없다! 내기의 결과는?〉 , 《네이버 포스트》
  10. 플랑크 길이〉 , 《위키백과》
  11. 멀티버스(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 《나무위키》
  12. DC 코믹스 세계관의 구조)〉 , 《네이버 블로그》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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