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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랠리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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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은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자동차 경주 대회이다. 1973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지금은 전 세계 14개국에서 개최되고 있다. 포뮬러원(F1)과 함께 세계 양대 자동차 경주로 간주된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산악 지형과 비포장도로 구간을 달리는 대회로, 자동차 경주의 철인 3종 경기로 불리기도 한다. 대회 초기에는 자동차 제조사의 순위만 정했으나 1979년부터 운전자 부문이 신설되어 두 부문으로 챔피언을 가른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i20 WRC로 2019년, 2020년 2년 연속 제조사 부문 1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양산차 월드 랠리 챔피언십(Production World Rally Championship)과 28세 미만의 드라이버만 참가할 수 있는 주니어 월드 랠리 챔피언십(Junior World Rally Championship)이 함께 개최되고 있다.

역사[편집]

1970년, 월드 랠리 챔피언십의 뿌리가 되는 랠리 대회가 개최되었다. 그 해 총 7회의 랠리에서 포르쉐(Porsche) 팀이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었고, 알파인(Automobiles Alpine), 란치아 등이 뒤를 이었다. 본격적인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1973년에 시작했다. 그룹 A는 1987년에 시작되었다. 아우디(Audi), 비엠더블유(BMW), 마쓰다(Mazda)가 각축을 벌인 시즌 초반과 달리 시즌이 갈수록 란치아 델타 HF가 실력을 발휘 9승을 올리면서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다. 한편 푸조(Peugeot)는 파리-다카르 랠리로 눈길을 돌리며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 철수했고 1988년 란치아가 12전 중 10전을 휩쓸며 다시 한번 최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1989년부터 란치아에 대한 일본차의 도전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란치아는 델타 인테그랄레로 13전 중 7전을 우승하며 3년 연속 시리즈 타이틀을 거머쥐었으나 토요타 셀리카 GT4, 마쓰다 323 터보, 미쓰비시 갤랑 VR4 등이 시상대에 오르며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1990년대 초까지가 란치아, 아우디, 푸조 등 유럽 메이커의 독무대였다면,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1990년대 중반으로 들어서기 전 대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1970∼1980년대부터 꾸준히 랠리에 참가해 온 일본 메이커들의 대약진이 시작된 것이다. 포뮬러원 그랑프리와 르망 24시 내구레이스, 그리고 파리-다카르 랠리까지 정상을 정복한 일본은 1993년 마지막 유럽의 자존심이라 불렸던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도 6년간 정상을 지켰던 란치아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월드 랠리 챔피언십의 새로운 왕자가 되었다. 챔피언을 토요타(Toyota)에게 넘겨준 란치아는 급격한 몰락으로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 불명예 퇴장해야 했다. 이어 피렐리 타이어를 앞세운 스바루(Subaru)가 일본세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스바루는 1995년부터 1997년까지 시리즈 타이틀 3연패를 달성하며 월드 랠리 챔피언십의 새로운 강자로 군림했다.

토요타, 미쓰비시(Mitsubishi Motors), 스바루 등 일본 메이커들은 순수하게 월드 랠리 챔피언십 참가를 목적으로 그룹 A 규정에 맞추어 280 마력의 사륜구동과 터보차저를 장착한 초고성능 고가승용차를 스포츠 버전으로 양산 판매한 것이다. 이미 개발 단계부터 월드 랠리 챔피언십을 고려해 터보차저와 사륜구동 방식으로 중무장한 일본차들이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 득세하면서 포드를 제외한 여타 메이커들의 발길이 끊어지자,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 대한 일반의 흥미가 반감되는 것을 우려한 국제자동차연맹은 단계적으로 규정을 변경해 1996년부터 사륜구동차를 폐지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중반 이후 이에 당황한 유럽 메이커들이 반격을 시도했지만 새로운 월드 랠리카가 발표되기 전까지 토요타 셀리카 GT4,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스바루 임프레자 등 3개 차종은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 철옹성을 구축했다. 일본의 지속적인 강세는 유럽이나 아시아 등의 군소 메이커들이 월드 랠리 챔피언십 참가를 기피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했고 이것은 바로 흥행 수입의 감소로 이어졌다. 1990년대부터 모든 유행 랠리카는 일본제로 바뀌었고 그들이 우승을 포함한 상위권을 모두 휩쓸고 그 기간이 계속되자 치열한 경쟁을 원하는 관중들은 그들만의 경기에 식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때맞춰 유럽 메이커들은 자존심 회복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규정의 수정을 국제자동차연맹에 요구했고 국제자동차연맹은 흥행 수입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연간 2,500대의 양산이라는 인증 규정을 개정해 새로운 카테고리인 월드랠리카와 F2 키트카를 신설했다. 규정 변화는 초기 예상과 달리 일본 메이커들이 먼저 토요타 코롤라 WRC와 스바루 임프레자 WRC 등을 발표하며 랠리카를 더욱 고성능화 했다. 유럽 메이커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 복귀한 푸조의 206WRC를 비롯해 세아트 코르도바 WRC, 슈코다 옥타비아 WRC, 포드 포커스 WRC 등 새로운 고성능 월드 랠리카로 새로운 도약을 노렸다. 그 결과 2000년 월드 랠리 챔피언십로 복귀한 푸조가 206 WRC를 앞세워 다시 한번 정상탈환에 성공하며 3년 연속 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해 제2의 전성기를 누렸고 2003년부터 2011년까지는 시트로엥(Citroën)이 세바스찬 로브를 앞세워 연승을 차지하며 유럽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1][2]

규칙[편집]

스테이지[편집]

한 국가에서 열리는 하나의 랠리는 대략 20개 내외의 스테이지(Stage)로 이루어져 있다. 스테이지는 경주차가 경기 기록을 위해 달리는 경기 구간으로, A지점에서 출발해서 B지점에 도착하고 그 시간을 측정하는 구성이다. 출발 지점에서는 1분에서 2분 간격으로 한 대씩 경주차를 출발시킨다. 20개 내외의 스테이지들로 이루어진 랠리의 진행을 크게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3]

스페셜 스테이지(SS) 랠리경기의 주 무대로서, 출발지점부터 도착지점까지 약 30km 전후 길이의 길을 따라 레이스하는 구간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SSS) 일종의 팬 서비스 격인 스테이지로서, 일반 스테이지와 달리 수많은 관중이 모인 구간을 단거리로 달리거나 또는 월드 랠리 크로스같은 닫힌 코스에서 차량 두대가 동시에 달리며 기록 측정을 하는 방식의 스테이지
파워 스테이지(PS) 랠리의 마지막 스페셜 스테이지는 언제나 생중계 되는 파워 스테이지로 지정되는데, 1위부터 5위까지는 별도의 추가 점수를 각각 5, 4, 3, 2, 1점 획득
로드 섹션(RS) 스페셜 스테이지에서 다음 스페셜 스테이지로 이동할 때 랠리카 자력으로 이동해야 하는 이동 구간으로써 총 900~1,000km 거리의 일반 공공도로
서비스 파크 두세 번의 SS마다 들를 수 있는, 10분~45분의 제한된 시간 동안 팀 미캐닉들에게 경주차의 경정비를 받을 수 있는 지점

이 구성을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 동안 누비며 한 번의 랠리를 치른다. 선수들과 경주차가 스페셜 스테이지에 진입하여 경기 중일때는 팀 본부로부터 팀 라디오와 전화 통화를 제외한 어떠한 물리적 도움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스테이지 내에서 차량 고장이나 파손이 발생하면 드라이버코드라이버(Co-Driver)의 힘만으로 해결해야 한다. 일반 도로를 스테이지로 사용하는 경주의 특성상 외적인 규칙이 있는데, 쉐이크다운,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 구간과 스페셜 스테이지 구간의 경기 주행을 제외하고, 탐색주행(Recce) 및 로드 섹션 구간의 이동 주행 중에 그 도로의 교통 법규를 위반하면 해당 국가의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것이 되어 딱지를 끊고 벌금도 물고 경기에서 페널티까지 받는다. 즉, 아직 경기 중이 아니거나 경기구간에서 나와서 이동 중인 랠리카는 일반 차량과 동일한 도로교통법의 제한을 받는다. 이 규정으로 인해서 도로주행을 해야 하는 랠리카들은 해당 랠리가 열리는 국가의 차량 번호판도 달고 출전한다. 매년 같은 나라에서 열리는 랠리라도 스테이지 구성은 매해 바뀐다.

점수 및 순위[편집]

랠리 경기가 종료되면 선수들 각자의 스페셜 스테이지 전체 주행시간과 페널티로 부과된 추가시간을 합산해서 최단시간 순서로 순위를 매기며, 해당 랠리 순위 10위 이내의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에게 승점을 부여한다. 그리고 해당 랠리의 최종 순위와는 별개로, 매 랠리의 마지막 스페셜 스테이지를 파워 스테이지로 지정하여 파워 스테이지의 주행 결과 1위부터 5위까지는 추가 점수를 부여한다. 각각의 랠리에서 얻은 점수들은 최종적으로 '드라이버 월드 챔피언십(선수 순위)'과 '매뉴팩처러 월드 챔피언십(팀 순위)' 점수에 반영된다. 드라이버 챔피언십과 매뉴팩처러 챔피언십은 같은 점수 체계에 기반하지만 별개의 챔피언십이다. 드라이버 및 코드라이버 챔피언십은 시즌 결과, 랠리 순위로 획득한 점수와 파워 스테이지 순위로 획득한 점수의 총합이 제일 높은 선수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다. 매뉴팩처러 챔피언십은 제조사 팀별로 각 랠리당 최대 3명의 출전 드라이버 중, 상위 2명의 랠리 순위 점수만이 매뉴팩처러 챔피언십 점수에 반영된다. 시즌 결과, 반영된 점수의 총합이 제일 높은 팀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다. 즉, 한 시즌 점수 합산의 결과로 선수 개인 순위와 팀 순위를 따로 뽑는다. 합산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 및 팀이 시즌 최종 우승을 거머쥔다.[3]

랠리 순위 1위 2위 3위 4위 5위 6위 7위 8위 9위 10위
포인트 25 18 15 12 10 8 6 4 2 1
PS 순위 1위 2위 3위 4위 5위
포인트 5 4 3 2 1

차량[편집]

대회에서는 4인승, 4도어 기반의 투어링 카를 사용할 수 있다. 차량의 등급과 수준, 개조 범위의 제한에 따라 개조그룹인 A그룹과 비개조그룹인 N그룹으로 분류하여 진행하며, 흔히 알려져 있는 WRC라고 하면 A7과 A8그룹을 지칭했다. 출전할 수 있는 자동차는 전 세계에 연간 25,000대 이상 생산되는 양산 차량으로 표준 도로 주행 차량의 차체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WRC 규정에 따라 배기량 2.0리터 엔진에 터보차저가 장착된 사륜구동 자동차만 참가할 수 있었는데, 이 규정은 환경 문제와 비용 문제로 2012년에 배기량 2.0리터에서 1.6리터로 하향 조정되었다.[4] 그리고 2022년부터 기존 1.6리터 4기통 엔진에 100kW급 전동모터를 부착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적용을 골자로 하는 신규 기술 규정이 적용되었다.[5]

특징[편집]

안전성[편집]

월드 랠리 챔피언십 랠리카는 레이스에서 승리를 거머쥐기 위한 경주차이다. 차체가 무거우면 가속코너링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베이스가 되는 양산차에서 안전과 성능에 관련된 것 이외의 요소들은 모두 제거한다. 이런 이유로 랠리카는 내부에 주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자장비만을 갖춘다. 그리고 이외의 공간에는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의 안전을 위한 장비들이 채워진다. 주행 상황에서 드라이버를 든든히 지탱하는 버킷 시트와 드라이버가 차량을 탈출할 때 스티어링 휠을 신속하게 분해할 수 있게 돕는 퀵 릴리스 기어, 혹시 모를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소화기 등이 대표적이다. 롤 바는 사고로부터 드라이버를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안전장비 중 하나이다. 루프도어는 물론, 거의 모든 내부 공간을 거미줄처럼 엮어 차체 강성을 대폭 개선한다. 오트 타낙 선수의 경주차가 크게 파손되는 와중에도 승객 공간만은 멀쩡히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제자동차연맹은 롤 바 제작에 대해 매우 상세한 규정을 제시하고 있다. 가령 롤 바 자재는 지름 5mm/두께 2.5mm 또는 지름 50mm/ 두께 2mm의 탄소 함유량 0.3% 이하인 냉간 인발 탄소강(Cold Drawing Carbon Steel)을 사용해야 한다. 롤 바의 안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국제자동차연맹은 롤 바 규정에서 '롤 바는 승하차에 방해가 되어선 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위급 상황에서 탑승자의 탈출 용이성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제조사들은 이 조항에 따라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가 원활하게 타고 내릴 수 있게 문 쪽에 장착되는 도어 바를 도어 구조물보다 낮게 배치하고 있다.

아울러 드라이버는 경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한스(HANS, Head And Neck Support Device)라는 안전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목베개처럼 생긴 한스는 CFRP(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로 만들어져 가볍고 단단하며, 드라이버의 머리를 고정해 충돌 사고가 났을 때 두개골 골절과 더불어 경추 골절, 즉 목뼈가 부러지는 현상을 방지한다. 한편, 랠리카의 안전벨트승용차에 쓰이는 것과는 구성부터 모양새까지 판이하다. 경주용 안전벨트는 하네스(Harness)라고 불리며, 월드 랠리 챔피언십 랠리카의 강력한 성능에 대응하기 위해 탑승자의 몸을 단단하게 고정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 사용하는 6점식 하네스는 차체 곳곳에 고정돼 강한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드라이버의 몸이 전방으로 튀어나가지 않게 만든다. 또, 화재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국제자동차연맹은 화재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엔진에 장착되는 부품과 탑승 공간 내에 있는 모든 요소들을 불에 타지 않는 소재로 제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부품 표면은 미국 난연 평가 기준 'UL94'의 V-0 수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아울러 연료를 비롯한 오일류를 담고 있는 탱크가 화재로 폭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탱크를 내화재로 제작하는 것과 누출 방지 장치 및 방염 커버 장착도 권고하고 있다. 게다가 드라이버는 수트 안쪽에 방염 내의를 착용하고, 운전석에는 내화제 3kg 이상을 담고 있는 소화기를 비치하도록 규정해 화재 발생으로 인한 2차 피해도 원천봉쇄하고 있다. 물론 이런 철두철미한 안전 체계 속에서도 화재나 폭발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드라이버는 빠른 시간 내에 경주차에서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드라이버는 커다란 버킷 시트와 스티어링 휠에 갇혀 있는 데다, 하네스에 묶여 있어 차량에서 빠르게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하네스와 스티어링 휠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한 안전장치 퀵 릴리스(Quick Release)가 장착된다. 퀵 릴리스는 이름 그대로 신속한 탈착을 위한 장치로, 하네스는 벨트를 연결하는 버클의 레버 또는 버튼을 조작하면 손쉽게 분해되며, 스티어링 휠은 컬럼 사이의 레버 조작으로 탈거가 가능하다.[6]

드라이버[편집]

트랙에 오른 모든 레이스 드라이버들은 무선 통신을 통해 계속 팀과 교신을 하고 엔지니어들에게 레이스 전략이나 기타 기계류의 조작을 지시받지만, 결국 트랙에서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한다. 그런데 월드 랠리 챔피언십카에는 드라이버와 함께 코드라이버가 함께 탄다. 코드라이버는 운전을 대신 해 주진 않지만, 드라이버에게 내비게이션의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다. 랠리는 서킷과 달리 커브 끝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기도 어렵고 좁은 길에서 수많은 장애물들을 만나야 하며, 특히 하나의 수km에 해당하는 하나의 스테이지도 굉장히 복잡한데, 매번 낯선 스테이지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길을 전부 머릿속에 넣고 달릴 수 없다. 그래서 코드라이버가 사전 점검 시간에 미리 코스를 천천히 달리면서 페이스 노트라는 것을 작성한다. 이 페이스 노트에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순차적으로 커브의 각도, 다음 커브까지의 거리, 위험 구간 등이 암호처럼 기입되어 있다. 이렇게 기입한 페이스 노트를 코드라이버는 실제 레이스가 시작되었을 때 드라이버의 옆에 앉아 통신기를 통해 계속 불러준다. 드라이버는 코드라이버가 불러준 길을 미리 머리로 연상한 후 즉각적으로 대처하는데, 좀 더 빠른 연상이 가능하도록 되도록 드라이버의 모국어로 불러준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복잡한 길을 눈으로 읽고 즉흥적으로 대처하나 싶지만, 사실은 코드라이버가 길을 알려주면 머릿속으로 미리 예상하고 달리는 것이다. 그랬을 때 주파 시간이 단축된다는 걸 오래 전에 깨닫고 현재는 모든 월드 랠리 챔피언십 드라이버는 코드라이버와 함께 달린다.[7]

진행 방식[편집]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오직 혼자서 주어진 스테이지를 소화한다. 실제 시간 계측이 이루어지는 곳을 스페셜 스테이지라고 부르고 다음 스테이지까지 이동하는 구간을 리에종(Liaison)이라고 부른다. 교통법규 위반시 딱지를 발부받는 구간이 바로 리에종이다. 하나의 스페셜 스테이지를 통과하고 나면 일반 주행구간을 달려 다음 스페셜 스테이지까지 이동하는 것까지가 모두 레이스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워낙 좁은 길을 달리며, 위험성도 크기 때문에 함께 달릴 수 없기에 혼자서 달려서 기록한 시간을 두고 순위를 정하는데, 이런 특징 때문에 간혹 첫 번째 선수와 마지막 선수는 완전히 다른 노면의 특성을 소화해야 할 때도 있다. 진흙탕이나 눈길을 여러 대의 차량이 달리다 보면 결국 길이 뭉게지고 눈은 다 녹아 없어지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며, 마른 날에는 뿌연 먼지가 계속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시야에 방해를 받는 일도 있다. 하나의 레이스는 총 3일간 펼쳐지며, 매일 스페셜 스테이지를 출발하여 리에종을 거쳐 다음 스페셜 스테이지까지 이동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대부분 산간 오지에서 레이스를 하기 때문에 근사한 호텔도, 호사스러운 식사도 마련하기 어렵다. 정비 센터도 지정되어 있어 차량의 파손이 있거나 급유를 해야 할 때도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단순히 잘 달리는 것만이 우승의 조건이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이고 원활하게 지원을 해주느냐도 레이스의 우승의 조건에 포함된다.[7]

논란[편집]

그룹 B[편집]

그룹 B(Group B)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의 대표적인 흑역사로 거론되는 클래스이다. 더 느슨한 규정을 통해 박진감 있는 경기를 연출하고 더 많은 제조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클래스였다. 1980년대 국제자동차연맹에서 주최했던 레이싱 그룹 중에 현재까지 그 어떤 자동차 대회들보다 위험하고 치열한 경쟁이 있었던 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성능 경쟁과 주최 측, 관중들의 안전의식 결여로 인해 많은 사상자를 내며 단기간 만에 폐지되었다. 그룹 B는 공차중량 1톤 미만의 차체를 제외하면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개조, 단 200대의 연간 생산 대수로 호몰로게이션을 취득할 수 있는 파격적인 규정으로 구성되었다. 그룹 B는 1982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되다가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불씨를 지피기 시작했다.[8] 1982년은 기존의 그룹 4 클래스와 새로 만든 그룹 B가 섞여 경기를 치른 과도기였다. 본격적으로 경기를 치른 1983년은 란치아 037과 아우디 콰트로가 1, 2위 경쟁을 벌이다 아우디를 밀어내고 란치아가 우승하게 된다. 란치아 037은 980kg의 무게에 2.0L 슈퍼차지드 트윈캠 엔진을 얹고 후륜구동으로 최고출력 320마력을 내는 랠리카였다. 1984년 푸조란치아아우디의 대결에 도전하여 푸조 205 T16으로 그룹 B에 도전했다. 아우디는 사륜구동 시스템 기술력을 앞세워 아우디 콰트로 S1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2위는 란치아, 푸조는 3위를 기록했다. 아우디 콰트로 S1은 최종 개량형의 경우 2.1리터 5기통 터보 엔진으로 600마력을 발휘하기도 한 랠리 머신이다. 1985년 전륜구동 소형차를 개조해 만든 푸조의 205 T16은 900kg의 가벼운 차체에 사륜구동과 450마력의 파워로 종합 챔피언 자리에 앉았다. 1986년 푸조와 아우디에 밀린 란치아는 새로운 랠리카 델타 S4로 도전한다. 란치아 델타 S4는 터보 차저뿐만 아니라 저회전 영역을 커버하기 위해 슈퍼차저를 동시에 사용한 머신이다. 가벼운 차체와 사륜구동 시스템, 500마력에 이르는 힘을 자랑하여 비포장도로에서 0-90km/h까지 가속하는데 2.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1986년에는 사고로 경기를 포기했지만 이후 하위 클래스인 그룹 A에서 1987년부터 1992년까지 종합 우승을 독차지한 전설적인 랠리카이다. 그룹 B의 랠리카 머신의 성능이 강해질수록 드라이버가 제어하기 힘들어지면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 포드(Ford)의 RS200은 1.8리터 4기통 엔진에 410마력을 발휘한 머신으로 최대 600마력에서 900마력까지 엔진 출력 버전을 갖고 있는 괴물이다. 1986년 3월 포르투갈 랠리에서 포드 RS200이 코너에서 관람객들을 덮치는 사고로 어린아이 2명과 여성 1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30여 명이 부상당하는 큰 사고를 냈다. 이어 1986년 5월에는 란치아 델타 S4의 코스 이탈 사고로 차량이 전소되어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가 사망하는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위험성으로 인해 국제자동차연맹은 1986년을 마지막으로 그룹 B 경기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레이싱에 대한 광기의 최전성기였던 1986년 그룹 B는 짧은 역사를 뒤로한 채 사라졌다.[9]

포뮬러원과 차이[편집]

레이스 트랙

포뮬러원은 각 나라에 건설된 서킷에서 레이스가 펼쳐진다. 특별히 각 나라의 도로교통법에 간섭받지 않는 일종의 치외법권 구역에서 자유롭게 레이스를 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고정된 서킷이 없다. 대부분 해당 국가에서 실제 차량들이 다니는 도로를 봉쇄하여 레이스를 진행한다. 때로는 자갈밭이나 모래밭에도 들어가야 하고, 비가 오면 이런 곳들은 대부분 진흙탕으로 변하고 만다. 또, 스웨덴 같은 곳은 눈이나 얼음이 깔려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 포뮬러원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아스팔트 구간을 달리기도 하는데, 재미있는 차이점 중 하나는 특정 구간은 해당 국가의 도로교통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속도를 위반하거나 차선을 위반하면 실제로 딱지가 발부되기도 한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이렇게 실제 도로에서 레이스가 펼쳐지며, 흔히 달리는 길을 아주 빠른 속도로 주파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가끔은 운동장이나 공터를 일종의 미니 서킷으로 개조하는 특별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험난한 산간 도로나 미끄럽고 먼지투성이인 위험한 도로를 달린다.

타이어

타이어도 서킷 주행 차량들과는 좀 다르다. 어쩌면 실제로 사용하는 타이어에 가장 가까운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포뮬러원에서는 총 6가지의 타이어를 사용한다. 맑은 날에 사용하는 드라이 컨디션 타이어 4종, 그리고 비가 올 때 사용하는 웨트 컨디션 2종이다. 하지만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이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 왜냐하면 달리는 환경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아스팔트 도로를 달릴 때 쓰는 타막(Tarmac) 타이어 3종과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그래블(Gravel) 타이어 2종, 그리고 눈이나 빙판길을 달릴 때 사용하는 스노우 타이어 2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타이어의 갯수는 크게 차이가 없지만,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 장착하는 타이어가 조금 더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스노우 타이어의 경우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만이 사용하는 타이어로, 징이 박힌 스터드 타이어와 넌 스터드 타이어로 구분된다. 매년 1월에 열리는 몬테카를로 랠리는 알프스 구간을 통과하기 때문에 유일하게 아스팔트 구간에서도 스노우 타이어 사용이 허가된다는 특징이 있고, 대부분은 스웨덴과 같은 아이스 랠리에서 주로 사용한다.

레이스카

시각적으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사용하는 레이스카의 모습이다. 포뮬러원은 일반 도로에서는 거의 볼 일이 없는 아주 독특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서킷 레이스에서 가장 빨리 달릴 수 있게 진화한 것으로 레이스만을 위한 차량들이다. 하지만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조금만 눈을 돌리면 골목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차를 레이스카로 개조한다. 작고 귀여운 디자인의 해치백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월드 랠리 챔피언십 참가 차량은 일정 수량 이상 판매된 차량 그리고 판매된 엔진을 가지고 레이스카로 개조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가끔 랠리카를 만드는 제조사에서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을 위한 특별한 한정판을 내놓기도 한다. 물론 모든 것이 레이스카 사양이라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그에 준하는 성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격도 비쌀 뿐더러 희귀한 탓에 유럽에서는 꽤 많은 이들이 WRC 한정판 모델을 기다리기도 한다.

엔진

엔진은 수치로만 비교하자면 꽤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많다.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하여 6~700마력을 훌쩍 넘기는 포뮬러원 엔진과 달리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300마력대의 출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 수치만으로 어떤 엔진이 더 우수하다 말할 수는 없다. 사용하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훨씬 더 강한 노면의 충격에 노출되어 있고, 때로는 점프를 해야 할 때도 있다. 혹은 매번 먼지투성이의 길을 달려야 하며, 비나 눈에 노출되어야 한다. 그래서 내구성이 무척 중요하다. 빨리 달리는 것만큼이나 무사히 스테이지를 통과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엔진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엔진이라는 것이다. 4기통 1.6L 터보엔진을 달고 있는 소형 해치백들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포뮬러원이 저 먼곳에 있는 존재라면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7]

각주[편집]

  1. 채영석 기자, 〈WRC 역사로 본 랠리카의 변천사〉, 《글로벌오토뉴스》, 2012-10-08
  2. 이다일 기자, 〈전 세계를 무대로! 월드 랠리 챔피언십〉, 《삼성화재 프로포즈》
  3. 3.0 3.1 월드 랠리 챔피언십〉, 《나무위키》
  4. 첫차연구소, 〈현대차, 2019 WRC 우승!! 근데 WRC가 뭐지?〉, 《카카오 콘텐츠뷰》, 2019-12-27
  5. 권지용 기자, 〈현대차, '2022 WRC' 참가…하이브리드로 달리는 랠리카!〉, 《모터그래프》, 2021-04-01
  6. 드라이버의 안전을 보장하다, WRC 랠리카에 숨겨진 비밀들〉, 《현대자동차그룹》, 2020-03-17
  7. 7.0 7.1 7.2 Scoop, 〈F1과 비교해 본 WRC〉, 《레드불》, 2017-07-16
  8. 박병하 기자, 〈그룹 B가 낳은 '괴물'들〉, 《모토야》, 2022-08-01
  9. 모터데일리, 〈경쟁을 넘어 광기를 보였던 'Group B' 랠리〉, 《네이버 포스트》, 2019-05-28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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