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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러시아어: Крым, 우크라이나어: Крим, 영어: Crimea, 문화어: 크림반도/크릠반도) 또는 크름반도(크림 타타르어: Къырым / Qırım)는 흑해 북부 연안에 위치한 반도이다. 2014년부터 2014년 크림 위기가 벌어졌고,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국제 사회에서는 대체로 인정하지 않으며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본다.[1]
크림반도는 동유럽에 위치해 있으며 흑해, 아조프해에 면한 반도이다. 반도 북쪽은 너비 8㎞의 페레코프지협(地峽)을 통하여 우크라이나와 연결되며, 이곳으로 철도, 도로, 관개 수로가 지나간다. 면적은 약 2만 7000㎢로 한국의 경상북도보다 약간 큰 면적이다. 크림반도는 세바스토폴(Севастополь) 특별시와 크림 공화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바스토폴을 제외한 면적은 26,100㎢이다. 크림반도의 인구는 2022년 1월 기준으로 241만 명으로, 이 중에서 크림 공화국에 189만명, 세바스토폴은 52만 명이다. 동쪽은 케르치반도를 사이에 두고 아조우해와 흑해로 갈라진다. 아조우해 연안에는 길이 110㎞의 아라바트 사주(砂洲)가 뻗어 서쪽에 시바시 늪을 형성한다. 반도의 북쪽은 넓고 건조한 스텝지대이고 여름철이면 모든 강이 말라버린다. 남쪽으로 갈수록 스텝은 점차 높아져서 크림산맥으로 이어진다. 크림산맥은 반도의 서쪽 끝 세바스토폴 부근에서 북동쪽으로 150㎞쯤 뻗어나가 페오도샤만에서 끝나는 케스타상(狀)의 산맥으로, 최고봉은 해발고도 1545m의 로만코쉬이다. 정상 부근은 알프스 방목지(放牧地)와 비슷한 야일라(yayla)라고 부르는 준평원상의 평탄면이 남아 있다. 산맥의 남쪽 비탈면은 급한 절벽을 이루며 바다에 빠져들기 때문에 평야가 드물지만, 특히 겨울은 기후가 따뜻하여 아열대식생(亞熱帶植生)을 볼 수 있는 특이한 지방이다. 북부지방의 1월 평균기온이 1℃인데 비해 남부에서는 4℃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서 얄타, 알루프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가 여러 곳에 있다. 고대에는 그리스인과 스키타이, 고트족 같은 민족이 거주했고, 중세 말부터 근세까지는 크림 칸국의 영역이었으며 18세기 러시아 제국에 정복된 후 러시아인들이 집중적으로 이주해 오고 극소수 남아있던 그리스인들과 고트계 주민들은 우룸인으로 동화된 뒤에 러시아인으로 동화되었다. 크림 칸국 시절부터 러시아와 악연이 많던 크름 타타르인들은 대거 추방당했다. 크림반도는 1954년 우크라이나에 편입된 뒤 1991년 우크라이나 내의 크림자치공화국이 성립하였고, 2014년 3월 크림공화국으로 독립한 뒤 러시아와 합병 조약에 서명하였다. 크림반도의 겨울은 기후가 따뜻하며 아열대 식생을 볼 수 있다. 북부 지방은 1월 평균기온이 1°C인데 비해 남부에서는 4°C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포도를 비롯한 과일이나 잎담배, 향료의 원료식물, 채소 등의 재배가 활발하고, 관개 시설을 이용하여 곡물, 사료작물도 재배한다. 케르치에서는 철광 생산과 아울러 제염업(製鹽業)도 이루어진다. 심페로폴은 각지로 통하는 철도, 항공로가 열려 있고, 모스크바와의 사이에는 장거리 버스가 운행된다.[2]
크림반도의 이름은 영어식인 크리미아(Crimea)와 러시아, 우크라이나어식인 크림(Крым·Крим / Krym)을 혼용하여 쓰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영어 문헌을 번역하다보니 크리미아라는 표기가 많았지만, 90년대 이후 러시아어식인 표기로 거의 정착되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크리미아', '크림' 두 표기를 모두 옳은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2022년 3월 1일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에서 우크라이나 지명을 러시아어식이 아닌 우크라이나어식으로 표기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크림반도에서 크름반도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어 'и'는 국제 음성 기호로 /ɪ/에 해당되며, 이 모음은 외래어 표기법 상 'ㅣ'로 표기되므로 기존의 외래어 표기 용례를 감안하면 우크라이나어 Крим([krɪm])의 표기도 '크림'이라고 하는 것이 일관성이 있다. 그러나 크림반도에 예전부터 살아 왔던 이 반도의 진짜 원주인이라 주장하는 크림 타타르인의 언어로 부르는 명칭은 Къырым / Qırım([qɯ.rɯm])이며, 한글로 적으면 '크름'에 가깝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의 '크름' 표기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도 보인다. 외교부와 언론들이 외래어표기법을 준수한 우크라이나어식 표현으로 바꾸기로 하면서 '키예프', '하리코프' 등 기존 러시아식 표기를 '키이우',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어식 표기로 바뀌었는데, 크림반도는 현재 언론에서 크림반도와 크름반도가 혼용되고 있다. 유지방을 가공한 식품인 크림과는 전혀 상관없다. 식품 크림의 스펠링은 cream으로, 발음만 비슷하지 아예 다른 단어이다. 크림의 어원마저도 크림반도와 전혀 연관성 없는 기독교 세례용 성유인 크리스마(cresma)에서 따왔다. 반면 지명 크림(Крым·Крим / Krym)은 크림 타타르어 크름(Къырым / Qırım)에서 유래한 것이며 구체적인 어원이 확실하지 않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던 당시에는 세바스토폴을 제외한 크림 자치 공화국과 세바스토폴 특별시로 구성되어 있었다. 2014년 크림 위기의 와중에 독립을 선포하면서 크림반도는 독립국인 크림 공화국을 선포하고 세바스토폴은 크림 공화국 내의 특별시가 되었다. 러시아의 행정 구역으로 가입하는 조약을 맺으면서 세바스토폴이 빠진 지역이 러시아의 구성 공화국인 크림 공화국이 되고 세바스토폴은 연방시가 되었다. 조약이 비준되면서 러시아는 크림반도 전체를 크림 연방관구로 지정하고 후에 남부 연방관구에 편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의 합병을 러시아의 무력 점령으로 간주하며, 2014년 〈우크라이나 일시적 점령지에서 인권과 자유 제공에 관한 법〉을 제정, 자국의 영토라고 간주하고 있다. 일부 친러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 역시 여전히 명목상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보고 있다.[3]
크림반도는 고대에는 킴메르인(人), 그뒤에는 스키타이인이 지배하였으며, BC 5세기에는 크림반도의 서쪽에 그리스인의 도시국가 케르소네소스 등이 건설되었다. 또한 BC 2세기 후반부터는 로마의 세력이 해안지방에 미치게 되었다. 3세기 이후 남(南)러시아 평원에서 유목민들의 패권이 교체됨에 따라 고트, 혼, 아바르, 하자르, 페체네그, 폴로베츠 등이 침입하거나 쫓겨난 데다가 유대인 등이 이주해옴으로써 인종적 조성이 복잡해졌다. 13∼15세기에는 킵차크 한국(汗國)이 반도를 지배하였으며, 그 사이에 반도의 남쪽에는 이탈리아인의 무역도시가 생겨났다. 15세기 전반에는 크림한국이 킵차크한국에서 떨어져 나왔으며, 15세기 말경 오스만튀르크가 이곳으로 진출하여 이탈리아인들을 쫓아낸 후 크림한국의 종주권을 인정받았다. 크림 한국의 타타르인들은 18세기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해 침략적 원정(遠征)을 계속하였으나, 1783년 러시아 제국이 반도를 병합하였다. 1854~1856년의 크림 전쟁 때에는 서해안의 세바스토폴이 공방전의 중심이 되었고, 열강의 지원을 받은 오스만 제국에 패하여 흑해로 진출하려던 러시아의 남하정책은 좌절되었다. 러시아혁명 이후 일시적으로 독립하였으나 1921년 소련에 편입되어 크림 소비에트 사회주의 자치공화국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 주민의 일부가 독일군에게 협력하였기 때문에 전쟁이 끝난 뒤 타타르인을 비롯한 많은 비(非)슬라브계(系) 주민이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되고 러시아의 크림주(州)로 격하되었다가 1954년 흐루쇼프 정권 때 우크라이나에 편입되었다. 1991년 8월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뒤에는 심페로폴(Simferopol)을 수도로 하는 크림자치공화국이 성립하였다. 민족 구성은 러시아계가 약 58%로 절반이 넘고, 우크라이나계가 약 24%, 크림타타르인이 약 12%이며, 그밖에 유대인, 독일인, 카라임인, 아르마니아인, 불가리아인, 조지아인, 고려인, 헝가리인, 체코인, 슬로바키아인 등의 소수민족이 있다. 2013년 우크라이나의 키이우에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권에 반발하는 시민 저항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친러시아 세력과 친서방 세력 간에 정치 투쟁이 벌어지면서 크림반도 내부에서도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하여 독립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2014년 3월 3일에는 러시아군이 사실상 크림반도 전역을 장악하였으며, 3월 11일 크림자치공화국과 세바스토폴시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하여 크림공화국(Republic of Crimea)으로 통일한다고 선언하였다. 이어서 3월 16일에는 러시아와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가 실시되어 타타르인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압도적 찬성을 얻었고, 3월 21일 러시아 연방의회의 승인을 거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크림공화국 합병 문서에 최종 서명하였다. 이로써 크림반도 전역은 러시아의 일부가 되었으나 미국과 유럽연합,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국제법 위반 또는 무효라 하여 인정하지 않고 있다.[4]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의 여파로 인한 신(新)냉전의 기류가 크림반도까지 일면서, 자칫 제2의 남오세티야가 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었으며, 특히 친(親)러시아 성향이 가장 강한 크림 자치 공화국은 친(親)서방 정책을 취하는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에 반발하였다. 또한, 2014년 3월 11일에 크림 지방 정부는 크림 공화국으로 독립을 결의했다. 2014년 3월 16일에 크림 공화국 내에서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을 위한 주민투표가 진행된 결과, 압도적인 비율로 러시아와의 합병에 찬성하였다. 2014년 3월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림 공화국 총리, 블라디미르 콘스탄티노프 크림 공화국 최고회의 의장, 알렉세이 찰리 세바스토폴 시장이 러시아-크림 공화국 합병 조약에 서명하였으며, 3월 21일에는 러시아 상원이 크림반도 합병 조약 비준과 관련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종 서명함으로써 크림반도가 다시 러시아의 행정 구역으로 편입되는 법적인 절차는 마무리되었다. 완전한 합병은 2015년 1월 1일에 완료되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절대다수 국가들은 이 합병을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 총회는 2014년 3월 27일 캐나다, 코스타리카, 독일, 리투아니아, 폴란드, 우크라이나의 주도로 제출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승인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유엔 총회 결의 68/262)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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