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첩
재첩(蜆, 영어: marsh clam, 학명: Corbicula)은 백합목, 재첩과의 재첩속 민물 조개의 총칭이다. 가막조개, 애기재첩, 재치 등으로 불리며, 하동방언으로 '강조개'라는 의미의 갱조개라고 불린다. 한국에서는 섬진강 재첩이 유명하다.[1]
개요[편집]
재첩은 모래가 많은 진흙 바닥에 서식하는 백합목 재첩과의 민물조개이다. 껍데기는 크며 성장선은 굵고 뚜렷하며 규칙적이다. 약간 동그랗고 삼각형에 가까운 형태이며 표면에서 광택이 난다. 두 껍데기를 결합시키는 인대가 발달했다. 앞쪽에 껍데기를 단단히 닫기 위한 3개의 돌기가 있으며 양 옆에는 그보다 약간 긴 돌기가 있다. 난생의 민물조개로 모래나 진흙 속의 유기물이나 플랑크톤, 조류 등을 걸러 먹는다. 색, 크기 등은 지역에 따라 변이가 심한데 모래바닥에서 서식하는 것은 황갈색을, 진흙 펄에서 사는 것은 흑색을 띄는 것이 많다. 현재 유통되는 한국산 재첩의 대부분이 섬진강에서 채취된 것으로 이는 후자에 속한다. 산란기는 6∼8월이다. 10∼20일간의 유생기에는 물속을 떠다니다 뻘이 섞인 모래속에 들어가 자란다. 환경오염으로 인하여 그 수가 많이 줄고 있으나 인공적인 양식법은 발달하지 않았다. 긴 막대 끝에 부챗살 형태의 긁개가 달린 '거랭이'란 도구를 이용하여 물이 빠져나가는 강바닥에 깊이 박아 두었다가 훑어 채취한다. 5∼6월이 제철이며 이 기간 동안에는 향이 뛰어나고 살이 올라 맛이 좋다. 이때가 지나면 산란기이므로 잘 먹지 않는다. 간 해독작용을 촉진하는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해장국으로 가장 많이 요리된다. 부추를 곁들여 부족한 비타민 A를 보충할 수 있다. 국물을 우려 국이나 수제비로 먹거나 숙회(익힌 회), 덮밥, 전으로도 많이 먹는다. 날로 먹을 경우 기생충에 감염될 위험이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간기능 개선과 황달 치유에 좋으며 위장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중국산 재첩이 많이 유통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산에 비하여 크기는 크나 껍데기가 딱딱하고 광택이 없으며 국물을 우릴 경우 맛이 떨어지는 편이다.[2]
특징[편집]
화석상의 기록으로는 1834년 영국 서퍽주 스터튼(Stutton Suffolk)해안에 플라이스토세 간빙기 퇴적층에서 발견된것이 최초이다.
식용 조개이기는 한데, 다 자란 것의 크기가 기껏해야 껍데기 길이가 2cm 내외인 초소형 조개인지라 조개살이 목적이라면 다른 조개에 비해서는 먹을 것이 별로 없다. 따라서 주로 육수를 내는데에 쓰이고, 재첩이 주인공인 요리 재첩국, 재첩된장국에도 재첩이 보통 수십~수백마리가 들어간다.
보기에는 조그맣고 볼품없어보여도 단백질 함량이 100g당 12.5g, 같은 무게의 두부 속 단백질 함량이 약 9g이다. 다만 이 이야기는 그 조그마한 재첩 살을 일일이 다 먹었을 때에나 해당한다. 그냥 국물만 내고 말 거면 단백질 함량은 큰 의미가 없다. 물론 다른 기타 영양소는 풍부히 우러나오겠지만. 메티오닌과 타우린등 몸에 좋은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입추 전의 재첩은 간장약'이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재첩의 이런 영양 구성으로 인해 생긴 말이다.
다른 어업도 마찬가지지만, 재첩 채취 및 가공은 상당히 손이 많이 간다. 모래에서 캐내는 것 자체는 그래도 선박을 이용해서 바닥을 긁는 방식으로 개량되어 있지만, 이전에는 일일이 체로 재첩을 걸러내 채취해야 했다. 게다가 이 것으로 끝나지 않고 모래와 자갈, 빈 껍데기를 골라내는 작업은 일일이 손으로 체에 걸러내야 한다.
재첩살을 발라내는 작업도 마찬가지로 재첩을 삶아서 떠오른 살을 직접 건져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세척도 또 여러번 행한다. 크기가 작아서 모래를 깨끗하게 씻어내는 해감 작업이 그만큼 어렵다.
종류[편집]
기수재첩(Corbicula Japonica)은 일본에서 야마토시지미(yamatoshijimi, 大和蜆)라고 불리며, 삼각형에 황색 바탕에 흑갈색 무늬가 있다. 안쪽은 자백색 또는 회백색이다. 중국, 한국, 일본 홋카이도 남부에 서식한다. 흔히 재첩이라고 불린다. '일본재첩'이라고도 부른다.
참재첩(眞蜆, Corbicula leana)은 대한민국에서는 애기재첩, 가마조개로 불리는 일본에서는 마시지미(真蜆, 일본어: mashijimi マシジミ)라고 부른다. 패각은 정삼각형에 가깝고 각정이 높지 않다. 전연과 후연이 비슷하게 동굴고 윤륵은 넓으며, 규칙적이다. 표면은 흑색바탕에 황갈색 띠가 있으며, 광택이 난다. 내면은 농자색이고, 외투선은 하천의 상류에 모래나 자갈밭에 산다. 외투선인 만입되지 않고 패각은 정삼각형이며, 윤륵은 넓고 규칙적이다. 한국, 일본 등에 하천의 모래펄 서식하며, 한국 전역에 분포한다. 섬진강에 많은 재첩이 서식한다.
그 외에도 더러운 물에서도 잘 서식하는 중국, 대만 산의 허씨앤(河蚬, 台湾蜆, Corbicula fluminea) 등이 있다. 보통 재첩이 1급수에 자라는데, 반해 이 종은 식용은 가능하지만 더러운 물에서도 잘 자라며, 번식력이 좋아 토종의 재첩을 침범하며, 재래종과 교배할 경우 모두 허씨앤 종이 되어 버린다. 보통 재래종에 침범을 하면, 3~4년 만에 모두 이 종으로 대체되어 버린다. 일반적으로 껍질 색깔이 노랗다.
재첩과 참재첩이 서로 다른 종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며 유전적 연구결과에서 이들의 유전적 차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점박이재첩이 실존하는 종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산지[편집]
한국에서 주로 섬진강 중하류 지역에서 채취하는데 전라남도 광양시와 경상남도 하동군의 재첩이 유명하다. 유명세는 하동 재첩이 좀 더 높은데 섬진강 자체가 광양과 하동의 경계라서, 같은 섬진강 재첩을 이쪽 어민이 채취해서 판매하면 광양 재첩, 저쪽 어민이 채취해서 판매하면 하동 재첩이 되는거라 차이는 없다.
새만금방조제 내부도 담수화가 되면서 크고 질좋은 재첩이 많이 채취되고 있다. 현재 국내산 재첩 생산량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채취된 새만금 재첩의 90%가 경상북도, 경상남도 등 외지로 팔려나간다.
과거에는 낙동강 또한 재첩 생산지로 유명했는데, 부산 삼락동과 엄궁동, 하단동 지역과 김해시, 양산시 원동이나 물금에도 낙동강 재첩 음식을 파는 식당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낙동강하굿둑이 들어서고 난 후 환경의 변화로 재첩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이후에 낙동강 오염으로 인해 재첩이 크게 줄어든 상태이다. 그나마 하구둑 바깥 명지동 등에서 재첩이 조금 나기는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부산 지역의 재첩 식당들은 대부분 섬진강 등 외지의 재첩들을 사용해서 명맥을 잇고 있다.
주요 채집 기간은 4월부터 10월까지로, 5~6월 때가 제철이다.
동아시아가 원산지이지만, 화물선을 타고 유럽이나 아메리카로 건너갔다고 한다. 여름에 열기가 몹시 심해서 물이 산성이 되면 죽어서 알맹이가 수면에 둥둥 떠다니기도 하는데, 유럽에서는 메기가 종종 이걸 먹는 모습이 목격된다.
중국산의 유입[편집]
국내산 재첩은 1급수에서 서식하는 종이다보니 환경오염으로 인해 수가 점점 줄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공적인 양식 기술은 발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시중에는 중국산 재첩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섬진강의 수량이 줄어들면서 국내산 재첩은 거의 멸종에 가까울 정도로 위기에 처했다. 2008년 즈음 재첩 대란이 펼쳐지면서 중국산 재첩으로 거의 대체되었다. 국내산 재첩은 물론 중국산 수입물량마저 줄어들자 대란 수준의 재고 확보전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관련 업계와 식당 주인들만 아는 이야기이고 소비자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후로 껍질이 제거된 재첩살 수입량이 급증했고 식당에서도 피재첩(껍질이 있는 재첩)국은 거의 사라졌다.
중국산 재첩은 허씨안(河蚬, Corbicula fluminea)이라고 불리며, 국산에 비해 크기는 크지만 껍질이 딱딱하고 광택이 없으며 국내산보다 맛이 훨씬 떨어진다. 이 중국산 재첩은 웬만큼 오염된 물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데다, 번식력이 좋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놈들이 토종 재첩과 교배할 경우 중간잡종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아예 중국산 재첩이 되어버린다는 것. 살기위해 생존력을 키우고 맛이 없게 진화했나보다. 이렇게 토종 재첩 사이에 중국산이 침범하게 되면 불과 3~4년 만에 전부 중국산 재첩으로 대체되어 버릴 우려가 매우 높다.
국산과 수입산을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국산은 크기가 제각각인데 반해 수입산은 통관 때문에 일정한 크기로 선별하기 때문이다.
2024년 국내에서 유통되는 재첩들은 거진 중국산이다. 대표 수획지인 섬진강 하동에 수년 전 홍수가 발생하였고, 재첩들이 쓸려내려 가거나, 이후 퇴적토에 재첩이 바닥에 깔리면서 그 종자, 씨가 말랐다고들 현지에서도 이야기할 정도이다. 그래서 중국에서 기수역재첩(기수재첩)을 수입하였고, 이를 낙동강에 방류사업을 진행하여 복원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에 방류하여 키웠으나 원서식지는 중국산이기에 원산지 표기는 국내산(중국산)으로 하는 것이 바른 표현이다. 국내산 이라고만 표기시 원산지 표시법에 위배된다.
요리[편집]
덮밥이나 전 등으로도 먹지만 가장 유명한 요리는 역시 재첩국이다. 과거 경상도지방에서는 매일 이른 아침마다 재첩국을 파는 아낙네들의 목소리를 흔히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간간이 들리기는 한다. '재첩국 사이소오~' 경상도 출신에겐 음성지원이 될 것이다. 재첩국은 시원한 국물맛과 재첩의 타우린 성분 덕에 해장음식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재첩국 특유의 쓴맛과 냄새때문에 호불호가 존재하는 음식이다.
일본에서는 재첩을 오키시지미(オキシジミ)라고 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먹는다. 재첩국 형태로 먹기도 하고, 재첩을 넣어 국물을 낸 아카미소(붉은 미소된장) 된장국이나 익힌 살을 발라 초된장을 곁들이기도 한다. 그리고 각종 영양보조식품 형태로도 소비된다. 시마네현의 신지 호(宍道湖)가 재첩의 산지로 유명하고 출하량도 많다.
약재[편집]
흔히 언론에는 동의보감에서 어떤 효능을 지니고 있다고 잘못 보도되고 있지만, 동의보감에 조개류로는 진주조개(방합, 蚌蛤), 바다 조개인 자패(紫貝) 외에는 나오지 않으며, 재첩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
재첩은 고단백, 고미네랄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은 100g당 12.5g으로 같은 무게의 두부(9.3g)보다 위다. 또 메티오닌, 타우린 등 웰빙 효과가 큰 아미노산들이 재첩의 단백질에 포함돼 있다. 메티오닌, 타우린은 간의 해독을 돕고 간기능을 개선시킨다. '입추 전의 재첩은 간장약'이란 말은 이래서 나왔다.[3]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