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전복(全鰒, 영어: abalone)은 전복목, 전복과(Haliotidae), 전복속(Haliotis)에 속하는 연체동물의 총칭이다. 순우리말로는 귀처럼 생겼다고 해서 귀조개라고 한다. 한국에서 전복이 가장 맛있는 시기는 8월부터 10월 사이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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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편집]
전복은 연체동물문 복족강 원시복족목 전복과 전복속에 속한 동물을 말한다. 껍데기 길이 10cm 이상으로 크고 타원형이다. 나층(螺層:나선 모양으로 감겨져 있는 한 층)은 적으며 뒤쪽으로 치우쳤고 대부분은 체층(體層:껍데기 주둥이에서 한 바퀴 돌아왔을 때의 가장 큰 한 층)으로 되었으며 그 위에 구멍들이 줄지어 위로 솟아 있다. 이 구멍들은 뒤쪽 몇 개를 제외하고는 막혀 있다. 열려 있는 구멍은 출수공(出水孔)이며 배설물도 이곳으로 내보낸다. 껍데기 표면에는 보통 여러 동식물이 붙어 있는데, 이를 없애면 물결 모양의 낮은 주름이나 나륵(螺肋:각 층의 나관이 성장 방향과 나란히 생기는 가로주름)이 나타나며, 나륵이 나타나는 방법은 개체에 따라 차이가 있다. 거의 판판한 것도 있고, 흑갈색의 각피(殼皮)로 덮인 것도 있다. 껍데기의 아랫면은 커다랗게 열려 있으며 강한 진주광택이 난다. 연체(살)는 껍데기로 싸여 있으며 패각근(貝殼筋)에 의해 껍데기에 붙어있고 그 둘레에 상족돌기(上足突起)가 발달한다. 발은 크고 넓으며 머리에는 1쌍의 촉각(더듬이)과 눈이 있다. 아가미는 1쌍이고 심장의 심이(心耳)도 1쌍이며 좌우대칭이다. 간조선에서 수심 5∼50m 되는 외양의 섬 지방이나 암초에 서식하며 바닷물이 깨끗해 해조류가 많이 번식하는 곳이 좋다. 자웅이체이며 외부생식기는 발달되지 않았다. 난생으로서 늦가을에서 초겨울까지 산란하여 수정한다. 생식선(生殖腺)이 황백색인 것이 수컷이고 녹색인 것이 암컷이다. 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껍데기는 1년 동안에 2~3cm 정도 자란다. 먹이로는 다시마, 대황, 미역, 감태, 파래 등의 해조류이다. 옛날부터 식용으로 해온 주요 수산물의 하나로 연간 천해에서 어획하는 양은 450M/T에 이르고 양식수확하는 양도 80M/T이나 된다. 1960년대에 국립수산과학원의 수산종묘배양장에서 종묘생산을 시작하였으며 1974년부터는 생산한 종묘를 양식어민에게 분양하고 있다. 양식어민은 바다양식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양식도 시도되고 있다. 한국에는 한류성인 참전복(Haliotis discus hannai)과 난류성인 까막전복(Haliotis discus discus), 말전복(H. gigantea), 왕전복(H.madaka), 오분자기(H. diversicolor diversicolor), 마대오분자기(H. diversicolor supertexta) 등의 6종이 알려져 있다.[2]
명칭[편집]
자산어보에 '복어'(鰒魚)라 하였고, 본초강목에는 '석결명'(石決明)이라 하였고, '구공라'(九孔螺, 아홉 구멍이 난 조개)라고도 쓴다. 순우리말로는 귀처럼 생겼다고 해서 '귀조개'로 부른다. 한자어로 '복'(鰒) 또는 '포'(鮑)라고도 한다.
생태[편집]
몸길이는 2-30cm이며, 모양은 긴 타원형이다. 전복은 넓적한 근육성 발이 있어 바위에 붙어 치설로 식물을 갉아 먹는다. 발은 크고 넓으며, 머리에는 한 쌍의 더듬이와 눈이 있다. 암수딴몸이지만 외부 생식기는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생식선(生殖腺)이 황백색인 것이 수컷이고 녹색인 것이 암컷이다.
납작한 생김새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반을 갈라놓은 조개, 정확히는 이매패의 일종으로 아는 듯한데 사실 이매패강이 아닌 복족강에 속해 있어서, 몸 구조가 조개보다는 달팽이나 소라에 더 가깝다.
보통 조개라고 불리는 종들은 껍데기가 두 장인데, 전복은 껍데기가 한장뿐이다. 껍데기의 모양은 대부분은 한 층으로 덮여있으며 그 위에 구멍들이 줄지어 위로 솟아 있다. 달팽이와 같이 나선 모양으로 감겨 있는 나머지 층은 다른 조개에 비해서 매우 작고 뒤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암초가 많은 수역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외해의 도서나 육지에서 가까운 암석이 튀어나온 수역으로서 해수가 깨끗하고 갈조류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수심이 5~50m되는 온대 지방의 깨끗한 바다의 암초 지역에서 흔히 보인다. 지리적 표시제/대한민국에는 신안군, 완도군, 진도군, 해남군 전복이 등록되어 있다.
껍데기의 구멍들은 마지막의 4~5개를 제외하고 막혀 있고, 열려 있는 구멍은 호흡과 물, 배설물을 내보내는 데 쓴다. 껍데기의 안쪽 면은 커다랗게 열려 있으며 매끈매끈하고 진주 광택이 나서 공예품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 등살과 껍데기는 패각근이라는 강한 근육으로 이어져 있다.
발은 크고 넓으며, 보통 조개에는 없는 치설이 있어서 요리할 때 제거해야 하는데 이것도 달팽이나 소라, 고둥과 유사하다. 머리에는 달팽이와 유사한 대촉각과 소촉각이 존재하는 것이 특징.
초식을 하는 바다 달팽이의 한 종류인 전복의 특성상 이동속도가 매우 느려 포식자로부터 빨리 도망치는게 불가능하고 공격무기가 없기 때문에, 바위에 강하게 달라붙을 수 있는 빨판과 패각, 바닷속에서 포식자의 눈에 잘 띄지 않게하는 위장술로 스스로를 방어하며 생태계에서 나름대로 번성하고 개체수를 유지하고 있다. 작은 전복의 패각은 상대적으로 얇지만 사실 그 정도의 패각도 도구 사용이 가능한 영리한 해달을 제외한 어지간한 포식자라면 돌로 내리치지 않는 이상 깨부수기 어려우므로 훌륭한 방패나 다름없다. 또한 전복의 패각 겉면에는 다른 작은 해양 생물이 자라나므로 주변의 바위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빼어난 위장술을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방어전략을 구사해도 전복 요리에 환장하는 사람들의 눈을 잘 피하기는 어려워서 자연에서의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어 현재 많은 국가에서는 이에 대응하여 전복 양식법을 개발했다.
주로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잡히거나 양식되어 시장에서 거래되는 전복들은 대부분 북방전복(Haliotis discus) 계열이며, 호주에서는 녹색입술전복(Haliotis laevigata)을 많이 수출하고 있다.
종류[편집]
대개 사람들은 전복을 칭하면 그냥 '같은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전복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한때 제주도 연안에서 많이 보였던 오분자기(Sulculus diversicolor)조차도 대부분 새끼전복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오분자기 자체가 그냥 크기가 작은 것일 뿐, 엄연히 다른 종이다.
이는 한국의 전복 양식이 일명 참전복(한국명 북방전복)으로 통일되어 있는데다가 가장 유통이 많이 되는 전복이기 때문이다. 전복도 종류가 따로 존재하며 전복 종류마다 특징이 따로 있고 생으로 먹느냐, 익혀먹느냐가 권장되는게 다르기에 주의해야한다.
대개 한국, 중국, 일본에서 가장 보편적인 전복은 3종류이다.
참전복(북방전복)[편집]
참전복은 한중일 공통으로 가장 보편적인 전복이자 가장 깊은 곳에 살며, 시중에 유통되는 전복 중 가장 크게 자란다. 참전복은 익혀서 먹을 때 진가를 드러낸다. 물론 생으로 먹어도 평타는 치는 전복이지만 무시아와비 조리법으로 조리했을 때 그 어떤 전복보다 촉촉하면서 쫄깃하고 부드럽게 씹힌다.
까막전복(둥근전복)[편집]
주로 얕은 곳에 살고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붙어있어야 해서 육질이 매우 단단한 전복이다. 그래서 까막전복을 얻게 된다면 절대로 익혀먹지 말아야한다. 가뜩이나 육질이 단단한 전복인데 여기에 열을 가하면 더 단단해져서 그저 딱딱하고 어쩡쩡한 맛이 되어서 까막전복을 익혀먹으면 전복은 맛없는 생물이라는 인식이 박히게 된다. 대신 회로 먹는다면 쫄깃함이 참전복을 압도한다. 육질이 단단한 만큼 매우 얇게 썰어야 한다.
말전복[편집]
학명은 Nordotis gigantea. 남해안 일부, 제주도 등의 특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으며, 아직 양식을 하지 않아 만나보기 정말 어렵다. 이름처럼 굉장히 큰데, 최대 20cm까지 자라는 대형종이다. 육질이 부드러워서 회로는 부적합한 대신에 가열하면 살이 좀 단단해져서 구이용 전복에 가깝다. 그래서 보통 열을 가하거나 스테이크 용으로 쓰이는 전복이다. 자갈치시장에 가 보면 손바닥만한 자연산 전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바로 이 종인 것으로 추측된다. 보통 kg당 3마리 쯤 올라가며 가격은 평균 15만원 정도이다.
먹이[편집]
야생에서는 주로 갈조류를 먹고 사는데 먹성이 대단하다. 세간에서는 전복 내장 색깔이 황색이면 자연산, 녹색이면 양식이라는 인식이 깊은데, 먹이를 어떤 것을 위주로 먹었느냐에 따라 내장색깔이 달라진다. 하지만 전복은 내장의 색깔에 따라 암수가 구별된다. 황색이면 수컷이고, 녹색이면 암컷이다.
일본에서는 다시마를 먹고 자란 전복이 최상품이라고 한다. 다시마만 먹인 전복은 다시마 향기가 난다고 한다. 실제로 수족관에서 키우는 전복한테 길다란 미역잎을 하나 물려주고 5분 후면 거의 다 먹어치운다. 국내 양식장에서는 전복의 먹이로 다시마를 많이 쓰기 때문에, 일본의 기준으로 본다면 한국산은 모두 최상품인 셈이다. 특히 갈조류가 잘 보존된 독도에서 자연산 전복이 매우 많다. 왜냐하면 독도에서는 어로 활동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역, 다시마를 양식하는 어민들은 전복을 매우 싫어한다. 전복을 팔면 안 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양식장에 달라붙은 전복을 잡아도 개체 수가 적고 크기가 작아서 이익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10~20g 내외인 전복을 따로 포장해서 '라면용 전복' 따위 이름을 붙여서 저가의 제품으로 파는 것도 존재하지만 임시방편일 뿐, 어민들의 입장에선 이 작은 전복들이 눈에서 안 보이는 게 제일 좋다. 무엇보다 체장미달 개체는 잡는 게 불법이다.
생산[편집]
동아시아 지역은 한국, 일본, 중국 모두 전복을 즐겨먹고 수요가 매우 많다 보니 자연산 전복은 멸종 위기 수준으로 개체수가 적은데, 이 때문에 자연산 전복은 크면 클수록 고가를 자랑하는데도 거래량이 많을 정도로 매우 잘 팔린다. 지금은 전복 양식이 보편화가 되어있는데도 날씨와 어획량에 따라 가격이 비교적 심하게 변동되며, 최상등급의 자연산 전복은 도매시장에서도 여전히 kg당 수십만원 단위는 기본으로 그냥 넘어갈 정도로 매우 비싼 식재료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서 세계 2번째로 많은 전복을 생산하지만 중국의 10% 정도에 불과하며, 중국은 전 세계 전복 생산량의 90% 가까이를 차지한다고 한다.
전복의 값이 비싼 이유는 성체로 키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 완도군의 주력 상품인 전복은 보통 시중에서 팔아서 이윤을 남기기 위해 2년차 성체가 되면 수확을 하는데, 여기에 전복의 치어라 할 수 있는 치패를 육성하는데도 반년이 걸리니 판매용이 되려면 2.5년 이상이 걸린다. 양식만으로 이 정도 걸리는데 자연산은 당연히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서구권에서는 일식이 늘어나기 전까지는 전복을 연하게 하는 조리법이 아니라 냅다 가열하여 먹었기 때문에 질기다는 이유로 그다지 인기가 없어서 전복을 높은 값에 사는 한중일에 대부분 수출을 한다. 그러나 일식붐과 초밥이 대중화가 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다시마로 싸서 청주로 찌는 기법과 같이 연한 식감을 만드는 요리법이나 전복 스테이크라는 조리법이 알려지면서 서양에서도 먹는 사람이 생긴 정도다. 서양 쪽이 전복을 지금보다도 더 먹지 않았던 시절 해변에 어른 손바닥보다 훨씬 큰 전복이 널려 있어서 1년 내내 전복 요리를 먹었다는 교민의 무용담이 전해지기도 한다.
자연산과 양식산[편집]
일단 전복이라는 자체가 굉장히 귀한 고급 재료라는 인식이 세간에 강하게 박혀 있어 타 수산물에 비해 자연산과 양식산을 구분짓는 경향이 유난히도 강하다보니, 맛 차이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차이가 10배가량 나기도 한다. 자연산과 양식산을 알아 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껍데기를 살펴보는 것이다. 아무것도 붙어 있지 않고 푸르스름한 빛이 도는 매끈한 껍데기면 양식산, 껍데기에 따개비라든가 이것저것 많이 붙어 있고 검붉은 색을 띠고 있으면 자연산이다. 물론 이것은 대강 그렇다는 것이고, 양식산도 몇 년 되면 따개비 같은 게 붙는다. 다만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제대로 키워서 내놓는 경우는 드물어서인지 대체로 자연산보다 깨끗한 편이다.
또한 양식산과 자연산은 가격차이가 큰 반면, 맛 차이는 거의 나지 않는다. 통일된 먹이를 먹고 자란 양식산이 그만큼 맛이 단조롭다는 평가가 있지만, 오히려 이것저것 골고루 먹고 자란 자연산보다는 체계적으로 식단 관리를 받아 다시마와 미역을 주식으로 한 양식산이 대체로 맛이 좋다는 말도 있다. 단, 향수 조합이나 소믈리에 수준이 아니고서야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물론 전복은 크면 클수록 수율도 높아지고 맛도 좋아지기 때문에 자연산에 더 높은 가치를 매긴다.
효능[편집]
아미노산 풍부, 원기회복 도움, 동맥경화, 고혈압 등 혈관질환 예방, 아르기닌 성분으로 지방을 분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밀전복의 껍질을 말려 가루로 만든 것을 석결명이라고 하는데 눈을 보호해주는 효능이 있어 한약재로 쓰인다.
식용[편집]
다시마와 온갖 해조류를 양껏 먹고 자란 전복은 그 풍미와 식감이 모두 일품인 귀한 최상급 해산물 식재료다. 또한, 전복은 조리법도 다양해서 죽, 회, 찜, 탕, 구이로도 쓰이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요리는 단연 전복죽이 유명하다. 또한 보양식으로도 인기가 많은 편인데, 대표적으로 삼계탕에도 부재료로 들어가는 경우가 꽤 있다.
중국에서는 전복을 말려서 먹기도 하는데 건전복(鲍鱼干)이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말린 식재료를 건화(乾貨)라고 부르는데 '마른 돈'이라는 의미이며 실제로 과거에 돈, 귀금속과 같은 가치를 가진 재산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건전복은 한국에서도 먹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중국인들이 대단히 좋아하는 재료이다. 대개 육수용으로 쓰이거나 며칠 동안 불려낸 다음 찜으로 쪄서 먹는데, 생물과 말린 것의 맛이 다른 표고버섯과 마찬가지로 전복 또한 건전복과 활전복의 맛이 완연히 다르다. 중국에서는 건전복을 쓴 요리가 훨씬 더 가격도 비싸고 더 높은 위치의 요리로 취급받는다. 실제로 건전복을 이용해 육수를 낸 국물 요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강렬한 맛이라고 평가된다. 중국 요리 식재료로는 제비집이나 상어 지느러미보다 비싼 게 전복일 정도다. 과거 한국에서도 말린 것은 건복, 산것은 활복으로 구분해 불렀다.
말린 전복이 옛날부터 매우 비싸고 귀한 취급을 받은 이유는 전복 자체가 귀한 것도 있지만, 전복을 말리는 작업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복은 해산물이니 만큼 부패하기도 쉬워 빠른 시간에 상하지 않고 말리기 위해서는 날씨가 도와줘야 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날씨 예측이 지금보다도 더 어려웠고 날씨가 좋다 하더라도 그때에 맞춰 전복이 많이 잡힌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전복을 말리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좀 더 쉽게 말리기 위해서는 생 전복을 한 번 쪄낸 다음 말리는 방법이 있었는데, 이렇게 하면 그냥 생것을 말리는 것보다 훨씬 쉬웠다. 다만 이렇게 한 번 찐 다음 말린 전복은 생것부터 말린 전복보다 훨씬 못한 대우를 받았고, 가격도 훨씬 떨어졌기에 무작정 찐 다음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회로 먹기도 하는데 아주 얇게 떠내거나 칼집을 여러 방향으로 넣으면 질긴 맛이 좀 덜해진다. 그리고 치아가 약한 사람한테 권하지 않는게 좋은데, 생각보다 육질이 단단해서 조개같은 질감을 생각하고 잘못 씹으면 이가 나간다. 가열해서 익히면 육질이 다소 연해진다. 찜으로는 일본식 전복 술찜인 무시아와비가 유명하다. 다시마 위에 전복을 올리고 물과 청주를 1:1로 섞은 후에 얇게 썬 무를 전복 위에 올리고 2-3시간 뭉근한 불로 쪄낸다. 조리법이 복잡해서 그렇지 식감은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특히 찜으로 전복을 먹는 것은 전복을 가장 부드럽게 조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노인이 많은 완도 등 산지에서는 전복찜을 최고로 쳐주기도 한다.
구이로는 버터를 둘러 굽는 버터구이 방식이 보편적이다. 동양 조리법이 아님에도 전복의 식감과 맛을 증폭시켜 주는 최고의 궁합으로 꼽힌다. 집에 즉석 토치와 부탄가스만 있다면 전복 회를 통째로 불에 직화로 구워서 불향 입혀가지고 먹어도 기가 막히게 맛있다.
초록색을 띤 전복 내장은 잘게 갈아서 밥짓는 물에 섞거나 죽에 섞기도 하고, 젓갈로 만들거나 생으로 먹기도 한다. 전복 내장은 보통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하는데 이건 선도가 떨어지는 전복 이야기이고 싱싱한 전복의 내장은 양념장, 특히 간장과 먹으면 그 풍미가 굉장하다. 물론 냄새는 나지만 덜 나고 덜 역한 편이다. 갑각류 내장 못지않은 씁쓸함과 섞인 감칠맛이 있기 때문에 간장게장, 새우장처럼 전복장을 만드는 경우도 있으며, 버터와 함께 볶아 크림 파스타나 리소토 베이스로 쓰기도 한다. 전복 내장으로는 굴소스 대용을 만들기도 한다. 오마카세 스시야 같은 고급 일식집에서는 크림이나 버터를 넣고 마늘 같은 향신료와 함께 볶아내서 소스처럼 만들어주는데, 이를 게우 소스라고 부르며 보통 무시아와비와 함께 내준다.
단, 전복 내장을 먹고 알레르기가 일어나는 사람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고양이 같이 피부가 예민한 동물들에게도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니 반려인들도 키우는 동물을 위해서 가급적이면 전복 내장은 피해야 한다.
동양에서 전복이 이렇게 고급스러운 식재료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는 현상과는 정 반대로 서양에서는 극히 일부의 미식가에게만 인기가 있고, 보통 선호되지 않는 음식이다. 귀해서 가격은 높지만 날것으로 먹기에는 너무 질기다. 익힐 경우 식감이 조금 더 부드러워지지만 여전히 생각보다 질기고 맛은 다른 조개에 비해서도 밋밋한 편이라 인기가 적다. 그래서 전복이 많이 잡히는 호주에서도 대부분의 물량을 동아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전복은 다른 패각류와 달리 이빨이 있기 때문에 조리할 때에 이빨을 제거하고 요리를 한다.[3]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