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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복제(複製, Duplicate, reproduction, copy)는 본래의 것과 똑같이 제작하는 것, 또는 제작된 것 자체를 말한다.
법률에서는 원저작물을 재생·표현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예술작품에서는 모조(模造)·모각(模刻)·모사(模寫) 등 원작을 다른 사람이 똑같은 기술적 수단으로 다시 제작하는 복제가 예부터 행하여졌다. 복제는 그리스 조각과 같이 원작이 상실되었을 경우 그 자체가 학술적으로나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다.
한편 목판·동판·석판 등의 인쇄기술의 발명은 특히 평면적인 회화의 재생을 성행하게 하였다. 재생도 복제라고 하나 이 2가지는 구별될 필요가 있다. 재생 기술은 사진기술의 발달과 음(音)의 복제(레코드 등)의 발명으로 1900년을 경계로 하여 하나의 분수령을 이루었으며 더욱이 고도로 진보한 인쇄기술은 오늘날의 예술작품의 유효성에 커다란 변화를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생에 의한 복제예술 자체가 각종 예술방법 중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하였다.
개요[편집]
복제는 원작이 다른 사람의 손에서 동일한 기술적 수단에 의해 모방되는 것을 말한다. 원작의 예술 작품과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상태로 재현하며 소재나 기법, 크기가 원작과 같은 경우와 다른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복제는 원작자 이외의 손을 빌리게 되는데 작가 자신이나 그의 지시에 따라 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만약 동일 작가의 손에서 이루어질 때는 '사본(replica)'이라고 하며, 다른 재료를 사용하거나 원작의 대부분을 임의로 바꾸는 경우도 복제에 해당한다. 모사나 모각에 의한 복제는 비교적 그 수가 적으나, 복제판이나 형 뜨기에 의한 복제는 대량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특히 판화는 사진기술이 보급되기 이전에는 복제기술로 많이 사용되었다. 조각상의 복제는 이미 헬레니즘 시대에 성행되었다. 특히 기원전 1세기 말부터 상당 기간 성행한 그리스 조각의 복제는 오늘날에도 많이 전해지고 있다.
근세 초기에 이르러 예술가의 개성과 독창성이 중시되면서 미술 작품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이루어졌고 기법의 학습을 위해 복제가 다시 유행하게 되었다. 18세기 이래 각지에 아카데미가 창설되고 연구와 학습용으로 훌륭한 조각 작품의 복제가 많이 필요하게 되면서 석고 모형이 복제되었다.
이러한 복제품을 세계 최대로 소장하고 있는 곳은 프랑스 국립 박물관이다. 또한 목재와 석재를 써서 조각을 모조하는 성취(punktierung)가 있다. 복제품은 유실된 귀중한 원작의 진면모를 후세에 전하는 중요한 근거를 제공해 왔다.
복제의 역사[편집]
복제란 말은 '풍부하다, 충분하다, 많다'를 뜻하는 라틴어 'copia'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플라톤은 모든 존재의 순수한 기원이자 원형인 대상을 탐구했는데 그것이 바로 '이데아(idea)'다. 플라톤은 『소피스테스』에서, 이데아라는 원형을 닮은 것을 '모사물(eikōn)'이라 부르고 '닮아 보일 뿐'인 것을 판타스마[phantasma, 시뮬라크르(simulacre)]이라고 구분하였다. 그러니까 판타스마는 거짓된 허상이며 거짓으로 존재하는 것을 통칭한다고 할 수 있다.
인쇄술의 시대, 기계적 재현의 시대, 컴퓨터의 시대인 지금도 복제에 대한 얘기를 하거나 논쟁이 벌어질 때면 '코피아'의 예전 의미가 재소환된다. 오늘날의 우리는 '복제'에서 풍요가 아니라 원본의 절도나 훼손, 감소를 연상하지만 '복제'라는 현상과 '복제하기'라는 활동은 여전히 이러한 풍요와 증가를 나타낸다.
좁은 의미의 복제는 풍경사진이 한 장 있다면 복사기, 스캐너 등으로 이 사진을 복제하여 사본을 만들거나 파일로 저장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넓은 의미의 복제는 사진을 보고 연필로 그리는 행위도 포함된다. 소설책을 읽고 이 소설책의 내용을 이용하여 만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것도 복제의 방법이다. 공연, 방송, 전시와 같이 물리적인 복제를 포함하지 않는 경우도 넓은 의미의 복제에 해당된다.
복제에는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 방식이 있다. 가장 오래된 아날로그 방식은 필사와 같은 것이다. 판화는 사진 기술이 보급되기 전에는 복제 기술로 많이 사용되었다. 조각상의 복제는 이미 헬레니즘 시대에 성행하였다. 특히 기원전 1세기 말부터 상당 기간 성행한 그리스 조각의 복제는 오늘날에도 많이 전해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복제는 원본과 복제본의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미세 복제까지 가능하다. 복사기라는 기계 매체를 경유하면 육안으로 구분하기에 어려울 정도의 복제품이 생산된다. 또한 컴퓨터 등을 통한 디지털 복제는 원본과 사본의 구분이 무의미해진다.
발터 베냐민(Walter Benjamin)은 카메라와 영사기가 등장한 19세기에 이미 기술 복제로 인한 예술적 세계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가 열릴 수 있음을 통찰했다. 그는 복제로 인해 1회성의 현존성을 보장하는 예술 작품의 ‘아우라(aura)’가 파괴되므로 예술 작품이 원래의 감동과 교감을 잃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기술복제를 통해 민중이 보다 더 쉽고 저렴하게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는 측면에서 아우라의 파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며 긍정적인 가능성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였다.
실제로 복제와 변형의 용이성, 디지털 미디어 도구의 발전은 문화 예술의 창작적 질서를 재편한다. 작가뿐 아니라 다양한 재능을 가진 대중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창작 활동을 선보이게 된다. 디지털 세대들은 복제 원리를 활용한 ‘패러디’를 활용하기도 하며, 포스트모더니즘적인 ‘혼성 모방’ 기법까지 창작에 도입하기도 한다. 오늘날 디지털 예술은 디지털 복제 사회 속에서 형성된 대중의 새로운 감성이 반영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화산업과 복제[편집]
오늘날 성행하는 디지털 예술에서 복제의 개념을 예술적 특성을 규정짓고 있다. 복제는 애초에 예술을 무형적으로 재생하거나 모든 문화콘텐츠의 물리적인 모사본(模寫本)을 생산하는 행위를 말한다. 재생 행위로서의 복제는 물질적 대상이나 예술 대상이다. 최초의 복제는 구음, 필사 등의 개별적 형태였지만 활자의 개발과 인쇄술의 발명은 대규모의 산업적 복제를 가능케 하였다. 동일 작가의 손에서 복제가 이루어질 때는 '사본(replica)'이라고 하며, 다른 재료를 사용하거나 원작의 대부분을 임의로 바꾸는 경우도 복제에 해당한다.
복제는 개인적인 예술 창작 영역에서 산업의 영역까지 그 범위가 매우 폭넓다. 생명체에 대해 이루어지는 '복제(reproduction)'는 재생 행위로서의 복제와 개념적 차이가 있다. 재생 행위로서 복제는 타인에 의한 '모방'의 성격이 강한데, 생명체에 대한 복제는 모방보다는 '재생산'의 성격이 훨씬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문화 상품은 기술적 복제를 통해 대량생산된다. 오로지 대량생산에 의해 대중문화 산업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문화 산업의 역사는 문화콘텐츠의 다변화와 더불어 미디어 기술·복제 기술의 발전 역사와 다르지 않다.
복제와 윤리[편집]
디지털 복제 기술의 발전은 대상물을 거의 원본에 가까운 수준으로 재생산할 수 있게 함으로써 문화적 혁명을 이루기도 하였지만, 저작물에 대한 배타적인 독점권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문화 상품의 유통 방법으로서 복제는 원창작자나 저작권리자들과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저작권법에 명기된 복제의 정의는 "인쇄·사진 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하며, 건축물의 경우에는 그 건축을 위한 모형 또는 설계 도서에 따라 이를 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저작권법, 2011. 12. 2 일부개정, 제2조 22호)고 되어 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원본을 복제하는 것이 용이해지자 이를 계기로 거대 문화 자본을 형성한 저작권리자들은 디지털 저작권의 개념 도입과 더불어 저작권을 강화하는 입법 활동을 전개하였다. 1998년 미국의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의 입법을 계기로 디지털 저작권물의 권리 보호가 크게 강화되었고 이는 전 세계적 추세로 진행되고 있다.
원작자의 허락 없이 원본을 복제하는 것은 법적 문제 이전에 윤리적 문제임을 인식할 것을 강제하는 것이 오늘날 복제에 대한 기본 태도다. 원본에 대한 복제의 윤리 문제는 사실상 인류 전체의 역사와 문화 확장의 역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상 소모적인 분쟁으로 보인다. 인류는 기원·원형·모범·순수한 것에 대한 자신의 취향을 신화와 철학 모두에서 문화적 공유를 통해 만족시켜 왔다. 문화적으로 원본과 복제본을 윤리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다. 우리의 삶조차 진짜와 가짜, 인간과 아바타(avatar), 자연 미인과 성형 미인을 구별할 수 없는 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롤랑 바르트는 『기호의 제국』에서 "우리 얼굴도 인용" 이라며 모든 원본성에 대한 주장에 불신을 표시한다. 우리의 헤어스타일이나 패션, 감정을 나타내는 얼굴 표정 등은 독창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모두 미디어로부터 '복제'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작가가 다른 책의 구절들을 씨앗 글로 인용하는 것을 계기로 한 편의 글을 완성하듯, 우리는 다른 이들(주로 미디어에 노출되는 스타들)의 스타일을 복사한다. 이렇게 다른 것을 복제하고 인용하는 형태는 오늘날 성형의 확산 트렌드를 보면서 확인할 수 있다. 성형을 하는 사람은 쇼핑하듯 트렌드가 만든 미인 얼굴을 구매한다. 그렇다고 타인의 얼굴을 '인용'한 사람을 '가짜 인생'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다. 문화적인 맥락에서 본다면 기원적인 것, 원형적인 것, 모범적인 것이 실은 가짜와 뒤섞여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서 원본적인 것과 다른 것에서 인용한 것을 구별해 내지 못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원본'과 '복제'된 것을 윤리적으로 명확하게 구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본과 가짜가 서로 이렇게 치밀하게 뒤엉켜 구축된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세계의 긍정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원본과 가짜가 명확히 구분 가능해진 세계를 상상해 보라. 하나뿐인 원본이 명징하게 공표되고 다른 모든 것은 가짜임이 분명한 세상에 산다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얼마나 우울하고 끔찍할 것인가?
복제권[편집]
"복제"는 인쇄·사진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한 배타적 권리인 복제권은 저작자 뿐만 아니라, 저작인접권자인 실연자,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도 가지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때 여러 저장 매체(롬 카트리지, CD 등)에 넣거나 스팀이나 엑스박스 라이브 같은 ESD 사이트에 등록/ESD 사이트에서 내려받는 것도 복제인데, 그렇게 해도 복제 대상이 그대로 있기 때문. 즉, 정품도 복제품인 셈이다. 그래도 그쪽은 정당한 경로로 사서 받는 것이므로 합법이나 현실에서는 불법 복제 문제 때문에 그냥 '복제'라고 하면 불법 복제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생물학에서 복제[편집]
생물학에서 복제(複製)란 자연 상태의 생물 개체가 자신과 동일한 개체를 생산하는 것(무성 생식)을 뜻한다. 생물 공학에서 말하는 클로닝이란 DNA 조각이나 세포, 유기체를 복제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생물 복제, 생명 복제는 특별히 후자를 이른다. Clone이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줄기, 가지를 뜻하는 κλῶνος에서 유래했는데, 잔가지를 이용해 꺾꽂이를 하는 전통적인 복제 방법을 뜻한다. 원예학에서는 20세기까지도 clone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한편 '클로닝'은 복제 분기의 의미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나 소프트웨어에서도 종종 쓰이는 단어이기도 하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